
[OSEN=고성환 기자]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옌스 판트 바우트(25·네덜란드)가 비결을 공개했다. 그가 4년 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27, 강원도청)의 전략을 보고 배웠다고 고백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1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쇼트트랙 스타 판트 바우트는 금니 2개를 가지고 있다. 이제 그는 올림픽 금메달도 2개가 됐다. 판트 바우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라고 조명했다.
판트 바우트는 같은 날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2초219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이 2분12초304로 은메달, 라트비아의 로베르츠 크루즈베르크스가 2분12초376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사실 판트 바우트는 유력한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그는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 3차 대회 1000m 금메달을 딴 게 유일한 우승이었다. 하지만 어드밴스로 총 9명이 결승에 출전했고, 여러 명이 넘어지고 몸싸움하는 혼전 속에서 판트 바우트가 1위로 들어왔다.

벌써 대회 2관왕이다. 판트 바우트는 이번 대회 1000m에서 우승한 지 이틀 만에 1500m 금메달까지 손에 넣었다. 그는 "정말, 정말 흥분된다. 난 항상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걸 꿈꿨다. 하지만 두 종목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뒤이어 판트 바우트는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우승한 황대헌의 금빛 레이스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팀 동료의 권유로 베이징 대회 결승 영상을 분석한 것.
당시 결승도 10명이 함께 뛰는 혼전이었다. 황대헌은 9바퀴를 남긴 시점에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로 한 번도 뒤처지지 않으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으로 치고나가서 최대한 변수를 줄이는 전략이었다.

판트 바우트는 이를 교재로 삼았고, 황대헌마저 제치고 우승하는 데 성공했다. 6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올라서 그대로 골인한 그는 "황대헌의 전술을 조금 따라 해보려 했다. 앞에 머무는 거였다. 어떻게 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통했다. 그게 쇼트트랙의 매력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판트 바우트의 금니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7년 전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턱을 베이면서 치아가 두 개 빠졌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오른쪽 볼에 남아있는 10cm 흉터와 두 개의 금니를 갖게 됐다.
이제 두 개의 금메달도 손에 넣은 판트 바우트. 그는 "금니를 갖게 된 것은 내게 특별한 순간이었다. 사고 이후 쇼트트랙을 계속할 용기가 있는지 잠시 고민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금메달을 따고 금니를 가지고 있다는 게, 멋진 연결고리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한편 황대헌은 이번 은메달로 한국 남자 쇼트트랙 최초의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뜻깊은 성과를 냈다. 그는 대회 2연패는 놓쳤으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 2022 베이징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에 이어 이탈리아 땅에서도 메달을 획득했다.
자신의 주종목인 1500m에서 자존심 회복에 성공한 황대헌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했다.
다행히 황대헌은 빠르게 회복하며 생애 세 번째 올림픽을 준비했다. 다만 그는 앞서 열린 1000m 종목에서 네덜란드의 퇸 부르와 접촉해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이미 여러 차례 한국 대표팀 동료들과도 충돌하며 '팀킬 논란'에 휩싸였던 황대헌이기에 '반칙왕'이라는 비판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그럼에도 황대헌은 15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오명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와 마찬가지로 1000m에선 실격됐으나 1500m에서 포디움에 오른 것. 공격적인 레이스 스타일로 끝내 절치부심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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