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실망했다" 수비 거부에 보복성 트레이드,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떠난 선수한테 '저격 발언'

스포츠

OSEN,

2026년 2월 17일, 오전 05:31

[사진]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미 떠난 선수인데도 화가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톰 워너 회장이 간판 스타였던 라파엘 데버스(29·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워너 회장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글로브’와 인터뷰에서 “난 어떤 선수에 대해서도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 데버스가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1루에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그가 그 포지션을 맡으려고 하지 않은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웠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보스턴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서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시카고 컵스)을 3년 1억2000만 달러에 영입했다. 기존 3루수 데버스는 수비가 약했고,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옮겼다. 그 과정에서 데버스가 불편한 마음을 계속 드러냈다. “3루가 내 포지션이다. 지명타자도, 1루수도 아니다”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고집을 부리다 결국 지명타자로 시즌을 시작한 데버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격감을 바짝 끌어올렸다. 그러나 5월 중순 주전 1루수 트리스탄 카사스가 왼쪽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이 되는 변수가 발생했다. 보스턴은 데버스에게 1루수로 뛰어줄 것을 요청했다. 팀을 위해 희생을 바랐지만 데버스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존심 문제였다. 

“다른 포지션을 맡은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갑자기 또 이런 일이 생겼다. 야구 선수이지만 모든 포지션에서 뛸 순 없다. 구단은 스프링 트레이닝 때 나한테 글러브를 치우라고 말했다”며 1루수로 나설 생각이 없다고 확고하게 말했다. 

데버스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만하지만 팀 퍼스트 정신을 저버린 행위였다. 한 달가량 어색한 동거가 이어진 끝에 보스턴은 4명의 선수를 받는 조건으로 데버스를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했다. 보스턴과 데버스의 9년 동행이 허무하게 끝난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8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워너 회장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 그냥 글러브를 집어들기만 하면 됐을 텐데”라며 데버스의 이기심을 아쉬워했다. 보스턴에서 수비를 거부했던 데버스는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1루수로 28경기를 나섰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스턴이 과감하게 데버스를 트레이드할 수 있었던 것은 브레그먼이 있어서였다. 실력도 좋았지만 클럽하우스 리더십도 뛰어나 이기적인 데버스보다 팀에 더 이로운 존재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브레그먼은 1년 만에 옵트 아웃으로 FA가 됐고, 5년 1억7500만 달러에 컵스로 이적했다. 보스턴도 5년 1억65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브레그먼은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을 수용한 컵스를 택했다. 

보스턴의 또 다른 수뇌부는 브레그먼를 잡지 못한 것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았다. 샘 케네디 보스턴 사장 겸 CEO는 보스턴이 트레이드 거부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브레그먼이 여기에 있길 원했다면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브레그먼에게 트레이드 거부권을 요청받았을 경우 어떻게 대처했을지에 대해 “그건 가정일 뿐이다. 알 수 없다”고 대답한 케네디 사장은 “브레그먼은 시카고에서 더 많은 돈을 받는 것보다 가족이 있는 애리조나(스프링 트레이닝 장소)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브레그먼을 매우 존중하지만 결국 인연이 아니었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다른 길을 택했고, 잘되길 바랄 뿐이다”고 이야기했다. 

데버스를 보내고, 브레그먼을 놓치면서 3루가 비어버린 보스턴은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케일럽 더빈을 데려왔다. 나름 빈자리를 잘 메웠지만 전반적인 행보가 계획적이지 않고 오락가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을 떠난 선수들을 저격한 수뇌부들의 발언에 보스턴 팬들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waw@osen.co.kr

[사진] 시카고 컵스 알렉스 브레그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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