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상 첫 피겨 페어 금메달...미우리-기하라, 대역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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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17일, 오전 10:32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일본 피겨스케이팅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페어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우라 리쿠(24)와 기하라 류이치(33) 조는 17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58.13점을 받아 최종 합계 231.24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본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최초로 페어 종목 올림픽 금메달 주인공이 된 미우라 리쿠(왼쪽)-기하라 류이치. 사진=AFPBBNews
피겨 강국 일본은 그동안 남녀 싱글 종목에서 여러차례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남녀가 함께 연기를 펼치는 페어와 아이스댄스를 통틀어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피겨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8 평창 대회 때 당시 남자 싱글의 하뉴 유즈루 이후 8년 만이다. 2019년 팀을 결성한 미우라-기하라 조는 2022 베이징 대회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 등 통산 3개의 올림픽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미우라-기하라 조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리프트 연기를 펼치던 도중 균형이 무너지면서 5위에 그쳤다. 선두와 6.9점 차이가 났다. 하지만 프리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현행 채점 시스템 도입 이후 올림픽에서 나온 최대 점수 차 역전이다.

이날 프리에서 미우라-기하라 조는 첫 과제인 3회전 트위스트 리프트를 안정적으로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진 3연속 점프 시퀀스와 리프트, 스로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까지 흔들림 없이 마무리했다. 쇼트에서 실수했던 리프트도 완벽하게 수행하며 기술 점수와 예술 점수를 모두 끌어올렸다.

이날 기록한 프리 점수 158.13점은 역대 세계 최고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미시나–알렉산드르 갈리아모프 조가 2022년 유럽선수권에서 세운 157.46점이었다. 4년 만에 기록이 바뀌었다.

연기를 마친 뒤 두 선수는 링크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마지막 조의 연기가 모두 끝나 금메달이 확정되자 기하라는 오열했다. 미우라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미우라는 “전날 실수 이후 여기까지 다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쁘다”며 “그동안 쌓아온 힘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하라는 “쇼트가 끝났을 때는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리쿠가 끝까지 이끌어줬다”며 “포기하지 않은 것이 결국 답이었다”고 했다.

두 선수는 2025년 세계선수권 우승, 같은 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로 일본의 2회 연속 은메달을 견인했다. 그리고 이번에 개인전에서 마침내 올림픽 정상에 섰다.

이들의 금메달로 일본은 이번 대회 메달 수를 18개로 늘렸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세운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쇼트 프로그램 1위였던 독일의 미네르바 파비안 하제-니키타 볼로딘 조는 총점 219.09점으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대회 챔피언인 중국의 쑤이원징-한충 조는 총점 208.64점으로 5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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