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女 쇼트트랙 "안 넘어지려고 네발로 뛰듯 양손 짚었다"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전 08:42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위기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이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첫 번째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1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올라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 4초 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 4초 107), 캐나다(4분 4초 314)를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두 번째 금메달이자 ‘효자 종목’이라는 말이 무색했던 쇼트트랙의 첫 금빛 질주다. 또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여자 계주 정상을 탈환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차례 동계 올림픽 여자 계주에서 7번째 금메달을 챙겼다.

지난 16일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길리는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최민정은 통산 6번째 메달(금메달 4개·은메달 2개)로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 기록과 한국 선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을 보유한 전이경(쇼트트랙·4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서 지난 15일 계주 준결승에 출전했던 이소연(스포츠토토)도 함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오른쪽)과 김길리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노도희가 심석희와 주자 교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지막 주자로 나서 역전극을 완성한 김길리는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나 “무조건 1등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렸다”며 “(우승 후에는) 그냥 너무 기뻐서 언니들에게 달려가고 싶었다”고 웃었다.

앞서 혼성 계주부터 다른 선수와 부딪쳐 넘어지며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네발로 뛴 거처럼 양손으로 빙판을 다 짚으로 달렸다”며 “막판까지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말로 간절함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베테랑 아리안나 폰타나를 뚫어낸 김길리는 “폰타나가 대단한 선수지만 그래도 길이 보였다”며 “(최) 민정 언니에게 배턴을 받자마자 ‘내가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레이스 도중 네덜란드 선수와 함께 넘어질 뻔했던 최민정은 “진짜 당황했다”며 “위험한 상황이 많았는데 다행히 잘 대처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한국인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에는 “최다 금메달에 도전하는 자체가 감사했고 오늘 이루게 돼 꿈만 같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피니시라인을 향해 1위로 달리고 있다. 오른쪽은 심석희.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계 올림픽 계주에서만 세 번째 금메달(2014 소치·2018 평창·2026·밀라노)을 목에 건 심석희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매번 팀원을 잘 만난 덕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레이스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린 그는 “올림픽 준비 과정을 비롯해 오늘 경기에서도 정말 힘든 과정이 많았다”며 “그걸 선수들이 다 같이 버티고 이겨내서 눈물이 났다”고 답했다.

함께 금빛 질주에 힘을 보탠 노도희는 “레이스 중간 위기도 있었는데 각자 자리에서 침착하고 차분하게 최선을 다한 게 시너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32세 나이에 나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소연은 “큰 선물을 준 후배들이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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