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추월극' 김길리 "네 발로 탄 것처럼 양 손 다 짚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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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전 09:11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8년 만에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 3000m 금메달을 되찾아온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간만에 활짝 웃었다. 특히 마지막 주자로 나서 결승선 2바퀴를 앞두고 2위 자리에서 선두로 치고 나간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김길리가 1등 공신이다.

길리야, 한 바퀴만.. (사진=연합뉴스)
19일(한국시간) 주장 최민정, 노도희, 심석희와 함께 여자 계주 3000m 금메달을 합작한 김길리는 경기를 마치고 “선두로 빠진 순간 무조건 ‘1등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고, 결승선을 지났을 땐 언니들에게 달려가서 안기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여자 계주 3000m 결선에서 4분 4초 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4초107), 캐나다(4분4초314)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의 순간.(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7번째 메달이자, 쇼트트랙 종목에서는 처음 나온 금메달이다. 결승에서 캐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맞붙은 우리 대표팀은 레이스 중반부 네덜란드 선수가 넘어지는 걸 최민정이 잘 피하면서 3번째 순서를 지켰다.

이후 점차 간격을 줄여가며 기회를 엿보다가 4바퀴 여를 남긴 시점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강하게 밀어주면서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남은 2바퀴에서는 김길리의 막판 스퍼트로 이탈리아의 아리아나 폰타나를 제치면서, 우리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계주 종목 정상을 탈환했다.

김길리는 막판 추월의 순간을 돌아보면서 “(앞에 있던)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선수는 워낙 코스가 좋아서 그 찰나의 순간에 ‘혹시 빈틈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면서도 “나 자신을 믿고 (추월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네 발로 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양손을 다 짚고 안 넘어지려고 안간힘을 썼다”며 “선두로 나선 이후엔 내 자리를 어떻게든 지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항상 마지막 주자로 달리다 이번 대회에선 끝에서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최민정은 “(김)길리라서 마지막을 믿고 맡길 수 있었다”며 “길리를 믿었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속도와 힘을 모두 길리에게 잘 전달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계주 금메달로 이번 올림픽 첫 메달을 신고한 최민정은 이날 메달로 올림픽에서만 개인 통산 6개 메달을 거머쥐며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최민정은 “사실 이번 올림픽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최다 메달 기록에 도전한다는 기회 자체만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새 기록을 세웠다는 게 너무 꿈만 같고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길리는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계주로 금메달을 따면서 올림픽 멀티 메달을 거머쥐었다. 심석희 역사 2014년 소치 대회와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계주 종목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걸게 됐다.

심석희는 “올림픽 준비 과정은 물론 오늘 결승 경기에서도 정말 힘든 과정이 많았다. 그런 과정들을 선수들이 다같이 잘 버티고 이겨내서 눈물이 넘쳤다”면서 “이번 대회를 포함해 매번 팀원들을 잘 만난 덕분에 저도 좋은 성적을 계속 가져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여자 계주로 답답했던 혈을 뚫은 우리 대표팀은 21일 남은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1500m 개인전에서 금메달 추가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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