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오른쪽)과 김길리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은 경기 후 “함께 레이스를 펼친 선수들도 급하게 타다 보니 위험한 상황이 좀 많았다”며 “다행히 (나는) 침착하게 잘 대처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날 넘어질 위기도 있었고 선두권과의 간격도 꽤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무려 12바퀴를 달려 격차를 좁혔고, 남은 4바퀴에서도 2차례 추월에 성공하며 끝내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랐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서 1번 레인에서 스타트를 끊은 최민정은 초반부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전략을 썼다. 그는 “선두에서 레이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500m 때처럼 초반에 1위로 나가려 했다”며 “생각대로 선두로 잘 빠졌고, 흐름을 이끌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치른 여자 500m와 1000m, 혼성 2000m 계주에서 잇따라 메달이 불발되며 아쉬움을 삼켰던 최민정은 4번째로 치른 종목에서 개인 통산 6번째 메달이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특히 올림픽 메달 6개는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 기록이다.
최민정은 “대회 초중반까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개인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면서도 “지금까지 노력했던 것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노력한 과정을 믿고 계속 경기를 치렀다”고 밝혔다.
이어 “여자 계주는 과거부터 ‘대한민국은 쇼트트랙이 강하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고, 나 또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이를 증명하고 싶었기에 계주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팀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 선배님들의 업적을 잘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금메달은 8년의 앙금을 풀어내고 힘을 모은 최민정과 심석희가 있어 가능했다. 두 선수는 오랫동안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끌어온 쌍두마차다. 하지만 2018 평창 대회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쌓인 갈등이 수면위로 불거지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시련의 시간을 겪었다.
평창 대회 과정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에게 ‘고의 충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후 두 사람은 최대한 접촉을 피해왔다. 함께 대표팀에 선발되더라도 계주에서 바로 앞 뒤 주자로 뛰는 일은 없었다.
계주의 경우 체격이 좋은 선수가 날렵한 선수를 힘껏 밀어주며 가속도를 붙이는 것이 중요한데 심석희-최민정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훈련 분위기 역시 침체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최민정은 우승을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선언했고 두 사람은 각각 1번 주자와 4번 주자로 나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는 그림이 다시 만들어졌다.
이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모두 주효했다. 준결승에서 이 구간에서 최민정이 두 차례나 선두로 치고 나가 1위로 결승에 올랐고, 결승에서도 마지막 터치 구간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며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곡절을 겪으며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심석희는 계주 직후 눈물을 쏟아내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내보이기도 했다. 심석희는 “다른 선수들이 앞에서 잘해줬기 때문이 믿고 있었다”며 “밀어주는 구간에서 연습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에 추월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서면 더 강하게 밀어주는 연습을 했다. 연습을 많이 했던 게 경기 때 나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 노도희, 심석희.(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