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밀고 최민정 달렸다... 갈등 풀고 원팀으로 이뤄낸 '金'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전 12:00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원팀’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 노도희, 심석희.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왼쪽부터)과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 이소연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는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 4초 014의 기록으로 이탈리아(4분 4초 107), 캐나다(4분 4초 314)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두 번째 금메달이자 ‘효자 종목’이라는 말이 무색했던 쇼트트랙의 첫 금메달이다. 여자 대표팀은 2018년 평창 대회 이후 8년 만에 계주 정상을 탈환했다.

지난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쇼트트랙은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의 33개 금메달 중 26개(78.8%)를 책임졌다. ‘효자 종목’이라 불리며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 레이스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쉽지 않았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 밀리며 여자부 1000m 은메달(김길리), 남자부 1500m 은메달(황대헌), 1000m 동메달(임종언)에 그쳤다. 대회 막바지까지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으나 짜릿하게 갈증을 끝냈다.

특히 쇼트트랙 종목 중에서도 가장 강한 면모를 뽐냈던 여자 계주에서 해냈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9차례 동계 올림픽 여자 계주에서 7번째 금메달을 챙겼다.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는 4연패를 이루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최민정(오른쪽)과 김길리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2018년 평창 대회 이후부터 하락세를 탔다. 경쟁국의 성장과 함께 내부에서도 무너졌다. 특히 심석희의 최민정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지며 조직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두 선수가 최대한 접촉을 피하면서 계주 순번도 조정이 필요했다.

그 결과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여자 계주 패권을 빼앗겼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네덜란드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2024~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1~6차 대회에서는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이때 대표팀 주장 최민정이 큰 결심을 했다. 고의 충돌 의혹 당사자인 심석희와 다시 힘을 합치기로 했다. 쇼트트랙에서는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가 몸이 가벼운 선수를 밀어주는 전략이 중요하다. 신장 176cm 심석희가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최민정을 밀어줄 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의 충돌 의혹 이후 두 선수의 계주 순번이 떨어지며 이 같은 시너지를 낼 수 없었으나 최민정의 결단으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대표팀은 올 시즌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계주에서 우승하며 다시 패권 다툼에 합류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5바퀴를 남겨두고 심석희가 최민정을 강하게 밀어줬다. 탄력받은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에 올랐고, 김길리가 역전극을 완성하며 밀라노에서도 태극기를 휘날렸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1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민정, 김길리, 이소연, 노도희, 심석희. 사진=연합뉴스
대표팀의 팀워크는 시상식에서도 빛났다. 최민정, 김길리, 노도희, 심석희는 준결승까지 뛰고 결승에서는 뜨거운 응원을 보낸 맏언니 이소연(스포츠토토)을 먼저 시상대 위로 올려보내며 환호했다. 32세의 나이에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소연은 “큰 선물을 준 후배들이 고맙다”고 웃었다.

한편, 최민정은 통산 6번째 메달(금메달 4개·은메달 2개)로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과 함께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또 한국 선수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을 보유한 전이경(쇼트트랙·4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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