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스윙 콘테스트가 아니다"..'이기는 법'을 설계하는 하종주 원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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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6년 2월 21일, 오전 05:00

하종주 팀 해든 골프아카데미 원장은 제자들에게 단순한 스윙 이론보다는 스코어를 줄이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지도한다.
하종주 팀 해든 골프아카데미 원장은 제자들에게 단순한 스윙 이론보다는 스코어를 줄이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지도한다. "선수도 1등, 나도 1등"이라는 당당한 목표를 세웠다.

(MHN 베트남 삼손, 김인오 기자) 골프 레슨의 홍수 시대, 화려한 스윙 궤적과 데이터 수치에 매몰된 시장에서 조금은 특별한 길을 걷는 지도자가 있다. 바로 '팀 해든'을 이끄는 하종주 원장이다. 20일 겨울 전지훈련지가 마련된 베트남 FLC 삼손 골프장에서 뙤약볕 아래 제자들과 구슬땀을 흘리는 그를 만났다.

45일간의 베트남 사투 "코치는 현장의 공기를 마시는 부지런한 스승이어야"

베트남 삼손의 훈련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새벽 6시 30분 식사를 시작으로 해가 질 때까지 하 원장은 퍼팅 그린과 드라이빙 레인지, 어프로치 연습장을 쉴 새 없이 오갔다. 연습라운드 때는 더 바빠진다. 자신의 레슨 철학, 그 '비법'을 전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은 45일간 이어딘다. 강행군에 지칠 법도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매서웠다.

팀 해든은 문정민, 이제영, 송은아, 손예빈, 정소이, 김리안, 이준이 등 KLPGA 정규 투어 선수들과 점프투어, 드림투어를 뛰는 선수들, 그리고 주니어 선수까지 20명으로 이뤄졌다.

하종주 원장은 "제가 먼저 바쁘게 움직여야 진정한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의 공기를 함께 마셔야만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조언을 줄 수 있거든요. 45일간 이어지는 일정에 제자들의 눈빛에서 확신이 차오르는 걸 보면 피로가 싹 가십니다"라며 지도자의 헌신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의 성실함은 시즌 중에도 독보적이다. 월요일 KLPGA 점프투어로 시작해 화요일 드림투어, 수요일과 목요일 KLPGA 정규투어까지 일주일 내내 전국 시합장을 누빈다. 하 원장은 "선수들이 저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치가 현장에 직접 나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은 큰 심리적 안정을 얻습니다. 그게 제가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유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종주 팀 해든 골프아카데미 원장은 2026시즌을 앞두고 베트남 삼손에 있는 FLC 삼손 골프장으로 제자들을 데리고 훈련을 떠났다. 20일 골프장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이준이 선수의 샷을 지켜보고 있다.
하종주 팀 해든 골프아카데미 원장은 2026시즌을 앞두고 베트남 삼손에 있는 FLC 삼손 골프장으로 제자들을 데리고 훈련을 떠났다. 20일 골프장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이준이 선수의 샷을 지켜보고 있다.

1990년생 리더의 '지피지기' 철학 "골프는 스윙이 아닌 전략의 전쟁"

하 원장은 1990년생, 흔히 말하는 MZ세대 리더다. 하지만 그의 철학은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못지않게 묵직하다. 주니어 시절 유망주였던 하 원장은 20대 초반 불의의 부상으로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장애 판정'과 '입스'까지 겪었다. 하지만 선수의 길을 접어야 했던 절망적인 시련은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하종주 원장은 "젊다는 건 선수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며 그들의 고민을 깊이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됩니다. 하지만 레슨만큼은 가볍지 않기를 원해요. 제가 겪었던 시련이 밑거름이 돼 이제는 선수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든든한 멘토, 그리고 코치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그의 공간에는 언제나 손자병법 책이 놓여있다. 골프 아카데미 원장이 스윙 서적보다 손자병법을 더 많이 읽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할 정도다.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에 나오는 말로 상대방과 자신을 알면 아무리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다는 뜻으로 골프라는 스포츠의 핵심이 들어있다고 하 원장은 강변한다.

하종주 원장은 "골프에서 '적'은 바로 '코스'입니다. 나를 알고 코스를 명확히 파악하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죠. 골프는 누가 더 멋진 폼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적은 타수로 홀컵에 넣느냐는 스포츠입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핀이 아닌 확률적으로 이길 수 있는 '공간'을 보는 법을 가르칩니다. 코스 매니지먼트야말로 이기는 골프의 핵심입니다"라며 확고한 지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하종주 팀 해든 골프아카데미 원장이 20일 베트남 FLC 삼손 골프장 연습 그린에서 손예빈에게 퍼팅 요령을 지도하고 있다.
하종주 팀 해든 골프아카데미 원장이 20일 베트남 FLC 삼손 골프장 연습 그린에서 손예빈에게 퍼팅 요령을 지도하고 있다.

"선수는 시합에서 1등, 나도 레슨 코치 1등이 되는 게 목표"

팀 이름 '해든'은 '해가 든다', '햇살이 가득하'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불안한 투어 생활을 이어가는 선수들에게 따뜻한 조력자가 되고 싶은 그의 마음이 담겼다. 하지만 그 따뜻함 뒤에는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이 숨어있다. 

하 원장은 "우리나라에는 너무 훌륭한 레슨 코치들이 많습니다. 아직은 젊은 선생이라 그 분들은 저에게 큰 귀감이 됩니다. 하지만 제 목표는 그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그를 뛰어넘는 최고의 코치가 되는 것입니다. 선수는 시합에서 1등을 하고, 저는 이 레슨 코치 중에서 실력으로 인정받는 1등이 되는 것. 그것이 제가 팀 해든을 이끄는 원동력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훗날 제자들이 '내 골프 인생에는 하종주라는 코치가 있었지'라고 자연스럽게 기억해 준다면, 그것이 제 인생 최고의 성공일 것입니다. 선수와 함께 성장하며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기는 코치'로 남고 싶습니다"라고 다짐하며 연습 현장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사진=베트남 삼손,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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