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2초450으로 대표팀 후배 김길리(성남시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그는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시상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최민정. 사진=연합뉴스
최민정은 2018년 평창 대회에서 1500m와 3000m 계주를 제패하며 2관왕에 올랐다.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1500m 2연패와 함께 1000m·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이었던 이번 대회에서도 계주 금메달과 1500m 은메달을 더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물론 1500m 개인전 3연패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최민정은 후배의 금메달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다. 앞으로 김길리가 앞으로 치고 나가자 무리해서 쫓아가기 보다 다른 경쟁자를 견제해주는 역할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환하게 웃으며 김길리를 끌어안는 모습은 한국 쇼트트랙의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
최민정은 지난 10여년간 세계 정상을 지켰다. 그 성과는 놀랍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정상을 지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2022년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동료였던 심석희와 고의 충돌 논란과 이로 인한 갈등으로 엄청난 마음의 부담을 안아야 했다. 심지어 한 시즌 동안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돌아온 최민정은 역시 강했다. 2024~2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기량이 녹슬지 않음을 증명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대표팀 주장을 맡아 동료와 후배들을 앞장서 이끌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대의를 위해 여자 계주에서 심석희와 호흡을 맞추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국제무대에서 더이상 압도적 최강은 아니다. 네덜란드, 캐나다, 중국, 미국 등 여러 나라들으 한국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최민정은 그런 도전 속에서도 풍부한 경험과 영리한 경기 운영 능력으로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켰다.
최민정은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을 통해 한국 스포츠의 한 페이지를 다시 썼다. 그가 10여 년간 이룬 정상의 시간은 한국 쇼트트랙의 기준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