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고유의 창작물 지적재산권 ‘저작권’은 존중받아야 한다

스포츠

MHN스포츠,

2026년 2월 22일, 오전 05:00

3년 전의 일이다. 필자는 가수 A에게 가사를 주기 위해 준비 중이었고, 이 내용을 들은 기획사 대표 지인이 자신의 소속사 가수 B에게 그 가사를 꼭 부탁한다고 해서 이를 수락했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가사를 쓰며 완성되어 갈 무렵, 기획사 대표가 난감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B가수가 필자의 가사 제목과 스토리를 듣고 본인이 가사를 쓰고 작곡을 의뢰해 데모곡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필자 생각의 제목과 가사 내용으로 B가수가 가사를 써 온 것에 화가 났지만, 기획사 대표와의 친분을 생각해 묵인하기로 했다.

30년 전의 일이다. 필자가 C시인과 함께 써서 공동 창작한 시를 여성지에 발표했다. 이 시를 본 모 가수가 자신의 가사로 바꿔 노래를 발표했고 엄청난 인기를 끈 바 있다. 종국에는 그 가수가 시를 차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런가 하면 필자가 30년 가까이 써 온 골프 칼럼 내용이 많이 차용된 골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팔리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필자가 쓴 골프 칼럼이 그 사람의 다음 주 다른 사이트에서 이름만 바꿔 자신의 골프 칼럼으로 게재되는 경우도 있었다. 도를 넘었지만,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면 법적 과정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

위 사례를 살펴보면, 소위 지식재산권인 ‘저작권’에 대한 가치와 존중이 그동안 보호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저작권에 대한 보호와 권리가 매우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골프에 있어서는 아직 저작권에 대한 보호와 권리가 부족한 상황이다.

저작권은 창작물을 만든 사람의 노력과 가치를 인정하고, 만든 사람, 즉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문학, 예술, 학술에 속하는 창작물에 대해 저작자나 그 권리 승계인이 행사하는 배타적·독점적 권리이다. 저작권은 저작자의 생존 기간과 사후 70년간 유지된다.

그럼에도 골프장 코스 설계가에 대한 저작권은 창의성에 대한 독점적 권리가 인정되고 있지 못하다. 심지어 골프장에서 설계에 대한 대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저작에 대해 그동안 설계가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심지어 자신이 설계하고도 해외 유명 설계회사에서 코스를 돌아보고 컨설팅한 것만으로 슬그머니 설계자 이름을 바꾸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한 본 설계자의 코스에 대해 조형을 새롭게 했다고 아예 설계자 이름을 바꾸는 사례까지 있다. 분명 저작권 침해이다. 그럼에도 저작 권리에 대해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설계자가 빠진 채 스크린 회사와 계약을 맺어 저작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본다.

국내 가요계의 경우 노래 한 곡에 작곡자, 작사가, 편곡자, 코러스, 참여 회사까지도 저작권을 갖는다. 그럼에도 골프만은 유독 명확한 저작권자가 없다. 이제는 골프계도 정당한 저작권을 당당하게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그동안 코스 설계자들의 미온적인 태도와 인식 부족으로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물론 10여 년 넘게 저작권 침해에 대해 소송을 하는 회사도 있다.

이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저작권은 코스 설계자 것만이 아닌 실시 설계자, 조형, 조경, 코스 컨설턴트 등 골프장을 창작하는 데 창의성을 제공한 관련자들의 것이다.

골프장 코스 설계에 있어 연못이나 벙커, 그린, 페어웨이 등을 만들 때 개인의 아이디어와 생각, 감정을 이입해 표현한 창작물이다. 그동안은 설계 비용을 줬다고 해서 설계자의 생각과 감정, 아이디어가 무시당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AI에게 아이디어와 텍스트를 제공해 얻어진 결과물과는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AI는 창작물에 대해 생각도, 종국적 책임도 없다. 타인의 창작물을 사용해 이익을 취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은 ‘공익성’이다. 저작권 권리가 앞서다 보면 누구나 즐겨야 할 골프 비용이 상승하거나, 기회 균등의 라운드가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 그 옛날 레코드 가게와 거리에서 흔하게 듣던 음악이 사라진 것은 바로 저작권 때문이다. 골프계도 가요계처럼 듣고 싶었던 노래를 막고 하고 싶은 라운드 기회를 줄어들게만 하지 않는다면, 골프계에서도 이제는 당연한 권리를 찾아와야 한다. 우리가 골프장에서 감동하고 높이 평가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설계가를 비롯한 창작가들의 생각과 독창적 철학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필자처럼 30년에 걸쳐 저작권의 피해를 보는 사례가 이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 이종현 시인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