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금메달을 획득한 스노보드 최가온이 기뻐하고 있다. 2026.2.13 © 뉴스1 김진환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한 마디로 한국 대표선수 신예들의 '감동'이 큰 울림을 줬다. 선수들은 2주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과 최고의 하모니로 한국의 새벽을 웃고 울렸다.
이번 대회서 한국 선수단이 만들어낸 감동의 순간 중잊지 못할 최고의 감동은 역시 스노보드 최가온(18·세화여고)이 따낸 '드라마 같은 금메달'이다.
여고생 최가온은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세계 최강 '클로이 김'의 아성에 도전했는데, 시작은 쉽지 않았다.
최가온은 13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도에서 파이프 상단과 충돌, 크게 넘어졌다. 의료진이 긴급 투입될 만큼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스노보드 최가온이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최가온은 1,2차 경기에서 넘어진 후 3차 시기에 90.25점을 받아 단독 1위에 올라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6.2.13 © 뉴스1 김진환 기자
다리를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어 모두가 기권을 예상했지만 최가온은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 여파로 2차시기마저 쓰러져, 메달은 고사하고 완주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대반등을 일궜다.
최가온은 고통을 참고 준비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정확하게 착지한 뒤 포효했다. 극적인 금메달이었다.
18세 어린 선수가 절망을 딛고도 끝까지 도전해 일군 성취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최가온은 "1차 시기 후 경기를 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 올림픽이 여기까지인가 싶었는데, 다시 한번 '넌 할 수 있어, 가야 해'하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내 해냈다"고 돌아본 뒤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한계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태극기를 두르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2.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서의 하모니도 감동이었다. 여자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 결선에서 우승,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여자 대표팀은 사실 곪은 상처가 있었다. 2018 평창 대회 여자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심석희(29·서울시청)와 최민정(28·성남시청)이 '고의 충돌 의혹'으로 얽힌 것.
둘은 계주 대표팀 내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피해자' 최민정이 먼저 손을 내밀고 합작을 허락했다.
덕분에 한국은 피지컬이 좋은 심석희가 밀고 추월이 뛰어난 최민정이 역전하는 '금메달 공식'을 적극 활용할 수 있었다. 경쟁 팀들의 집중 견제 속 위기도 많았지만 한국은 심석희가 최민정을 밀어주는 순번에서 매번 추월, 금빛 질주를 이뤄냈다.
아픔을 딛고 하나 돼 일군, 아름다운 하모니였다.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왼쪽부터), 노도희, 이소연, 김길리, 최민정이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시상식에서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2026.2.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이어진 메달 세리머니에선 '맏언니' 이소연(33·스포츠토토)이 가장 먼저 시상대에 올라선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역대 최고령으로 출전해,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후배들은 미리 준비한 동작을 통해 맏언니가 가장 먼저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도록 배려했고, 옆에서 손뼉을 치며 예우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미국 선수와 충돌해 빙판에 쓰러진 김길리를 향해 손을 뻗고 있다. 2026.2.10 © 뉴스1 김성진 기자
감동의 크기는 메달과는 상관없었다.
혼성 계주 2000m에선 김길리(22·성남시청)가 상대 선수와 충돌하는 바람에 넘어져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선수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길리는 넘어진 상태에서도 곧바로 손을 뻗었고, 최민정이 재빠르게 터치해 김길리의 몫까지 질주했다.
덕분에 한국은 한 명이 넘어지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2분46초57을 기록, 2위 2분39초974 벨기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감동을 준 레이스였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김상겸이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의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시상식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2026.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세계적인 무대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인 '한국적인 매력'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1호 메달리스트 김상겸 김상겸(37·하이원)은 은메달을 받아 들기 전 시상대 위에서 고국의 팬들에게 큰절로 인사했다.
스켈레톤 홍수정(25·경기연맹)과 정승기(27·강원도청) 조는 설날 열린 혼성 단체전에 출전해 11위로 대회를 마친 뒤, 역시 큰절을 올렸다.
홍수정은 헬멧에 호랑이를, 정승기는 거북선 문양을 새겨 넣는 등 둘은 헬멧으로도 한국의 미를 전했다.
갈라쇼의 차준환은 국악인 출신 뮤지션 송소희가 부른 한국식 노래 '낫 어 드림'(Not A Dream)에 맞춰 연기했고,이해인은 'K-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에 맞춰 검은색 갓과 한복을 착용하고 등장, 밀라노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알렸다.
피겨 이해인이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갈라쇼에서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6.2.22 © 뉴스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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