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부터 ‘좀비 축구’까지...각오도 공약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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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25일, 오후 04:47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6시즌을 앞둔 K리그1 12개 구단 감독들은 각자의 키워드로 목표를 제시했다. 표현은 달랐지만 ‘우승’이라는 방향은 같았다.

전북 현대 모터스 정정용 감독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대전 하나 시티즌 황선홍 감독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FC 서울 김기동 감독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리그1 12개 구단 감독들은 25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 2026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2026시즌 목표와 함께 팬들을 위한 공약을 제시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전북 현대의 정정용 감독은 ‘새로운 별’을 적었다. 이미 가슴에 수놓인 별 옆에 또 하나를 더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더블을 달성한 챔피언의 자존심 위에 다시 한 번 왕관을 얹겠다는 도전장이다. 정정용 감독은 “큰 별 옆에 새로운 별이 새겨지길 바란다”며 디펜딩 챔피언의 여유와 집념을 그대로 드러냈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대전하나시티즌의 황선홍 감독은 ‘K리그 중심에서 타이틀 도전’이라는 문장을 남겼다. 지난해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했다면, 올해는 중심에서 정상으로 올라서겠다는 계산이다. 황선홍 감독은 “부담이 곧 팀의 무게”라며 스포트라이트와 압박을 정면으로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주승진 김천상무 감독의 키워드는 ‘증명’이었다. 매년 얼굴이 바뀌는 팀이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대신, 매번 새 기둥을 세워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스틸 스트롱(Steel Strong)’을 외쳤다. 쇠처럼 단단하고, 두드릴수록 더 단단해지겠다는 각오다. 박태하 감독은 “시즌 초엔 미약하지만 끝엔 강하다”며 장작불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화력이 세지는 팀을 예고했다.

정경호 강원FC 감독은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고 외쳤다. 흩어지면 모래, 뭉치면 바위라는 메시지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완연한 서울의 봄’을 약속했다. 지난해 꽃샘추위에 멈췄다면, 올해는 만개한 벚꽃처럼 확실한 결실을 맺겠다는 다짐이다.

이정규 광주FC 감독은 ‘수적천석(水滴穿石)’을 택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바위를 뚫듯, 땀방울을 쌓아 기적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유병훈 FC안양 감독은 ‘물어뜯는 좀비’를 선언했다. 단순히 버티는 팀이 아니라, 상대를 괴롭히는 집요함으로 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김현석 울산 HD 감독은 “내년엔 더 빨리 마이크를 받는 위치로 가겠다”고 했다. “순서가 곧 순위”라는 농담 속에 상위권 복귀 의지를 담았다.

세르지우 코스터 제주SK 감독은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급류를 거슬러 오르기보다, 물길을 읽고 꾸준히 나아가겠다는 선택이다. 승격팀 인천 유나이티드의 윤정환 감독은 ‘변화·도전·성장’을, 부천FC1995의 이영민 감독은 “첫걸음을 단단히 떼겠다”고 잔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별히 넘고 싶은 산도 있었다. 공공의 적은 전북과 대전이었다. 정정용 전북 감독은 “우승 경쟁 팀을 잡아야 한다”며 대전을 겨냥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전북에 유독 약했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서로가 서 있다는 사실을 두 팀 사령탑 모두 잘 알고 있다.

감독들이 내놓은 공약도 재미있었다. 강원은 파이널A 3년 연속 진입 시 한우 파티를, 제주는 목표 달성 시 흑돼지와 치킨을 약속했다. 서울은 염색 공약을, 대전은 우승 시 초록 머리를 선언했다. 안양은 감독의 엠블럼 문신이라는 파격 카드까지 꺼냈다. 농담같은 공약이지만 그 안에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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