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지난해 2월 26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결과, 정몽규 회장은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축구해설위원을 제치고 4선에 성공했다. 2024년 아시안컵 탈락과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홍명보 감독 선임 등으로 논란이 커지며 국회에 출석하고 대중들에게 비판받았던 정몽규 회장은 선거 결과 86%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 축구의 수장을 맡았다.
당시 축구계에서 '정몽규 회장은 3선을 끝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를 뒤집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정 회장의 결단은 4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 재단빌딩에서 뉴스1과 만난 정몽규 회장은 "2024년 여러 이슈로 지난 12년 동안 내가 한국 축구를 위해 들였던 시간과 비용, 노력 등이 일방적으로 무너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10년 뒤 지금을 돌아봤을 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한 번 더 맡아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고 판단했다"고 1년 전을 돌아봤다.
이어 "이번 임기 때는 지난 12년 동안 추진했던 일을 완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래에 한국 축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한국 축구를 망친 사람으로 낙인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지지로 다시 한국 축구를 이끌게 된 정몽규 회장은 2026년을 한국 축구의 골든 타임으로 여겼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추진한 승강제를 완성해야 하고, 심판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중고등학교 선수들도 입시 위주에서 벗어나 성장에 초점을 맞춰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신경 쓸 것"이라며 "여러 정책을 실질적으로 시행하도록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2026년은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여러 정책 실행과 함께 2026 북중미 월드컵도 준비 중이다. 한국은 오는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 승자와 A조에 편성됐다. 조 2위에 오르면 32강에 오를 수 있고, 3위도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있다.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호는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 국민들을 기쁘게 만들 것"이라면서 "홍명보 감독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신중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도 각자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 중인데, 대표팀에서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몽규 신임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당선 후 당선증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2.26 © 뉴스1 김도우 기자
다음은 정몽규 회장과 일문일답.
-4선에 성공한 지 1년이 지났다. 최근 1년을 어떻게 돌아보나.
▶2024년 아시안컵 4강 탈락 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논란을 겪었다. 이후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와 국회 출석, 문체부 윤리센터 징계 등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4선에 나섰을 때 선거도 1월에서 2월로 미뤄져 오랜 시간 편한 날이 없었다. 4선에 성공한 뒤에도 대한체육회 인준이 늦어져 이사회 구성이 미뤄져 실질적으로 업무를 한 시간은 1년이 안 된다.
-4선에 꼭 도전해야 했던 이유가 있을까.
▶3선을 끝으로 그만두려고 결심, 지난 12년 동안 협회장 업무를 정리하고 후임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만들고 책도 썼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축구 발전을 위해 들였던 시간과 비용, 노력이 일방적으로 무너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10년 뒤 스스로 돌아봤을 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한 번 더 도전해서 제대로 평가받고 싶었다. 또한 이렇게 그만두면 국민들에게 한국 축구를 망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 것 같았다.
축구 현장에서 내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했는데, 투표 결과 86% 이상이 나를 지지해 줬다. 고맙고 더 많은 책임이 생겼다. 이번 임기에는 앞서 추진했던 일을 완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래에 조금이라도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축구협회와 나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면 80~85%가 부정적이다. 잘한 일이 있어도 짧게, 작게 다루는 것이 현실이다. 비판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억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의 평가보다 장기적인, 역사적인 평가를 원한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파도치는 것을 계속 따라가면 정신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한 기업의 오너로 한 단체의 수장까지 맡는 일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현실적으로 사업만 하면서 회사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 주변에서도 만류하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축구협회 회장을 맡고 축구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평소 뵙지 못했을 분들을 만나고 연을 맺게 됐다. 축구협회 같은 단체에서 봉사하며 더 풍요로운 인생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주변 (기업 오너)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4선 후 1년 동안 여러 변화를 줬는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무엇인가.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해 불법적이나 규정에 위반된 것이 없는데, 여론의 질책을 많이 받았다. 이에 따라 협회는 지금까지 겪지 않았던 종합 감사를 받았고 나도 국회에 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동력이 떨어졌다. 협회는 대한민국 체육단체에서 가장 크고 모범적인 단체인데, 분위기가 피동적으로 바뀌었다. 2026년 여러 정책을 실질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며 준비하고 있다. 2026년은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앞서 임기 내내 공을 들였던 코리아풋볼파크가 지난해 완공돼 선수들이 훈련하고,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마지막 완공할 때가 가장 중요한데, 감사와 선거 등으로 더 많이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코리아풋볼파크 완공으로 한국 축구 인프라와 운영 방식이 바뀔 것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스템 운영 방식에 대해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9월 축구협회를 서울에서 천안으로 이전 후 직원들이 불편을 겪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신경을 썼다. 이제는 시설 운영 방식에 대해 고민할 시기다.
-최근 아시안컵과 여자 챔피언스리그 등 국제대회 개최를 신청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한국은 1960년 아시안컵 개최 후 단 한 번도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더불어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는데, 2031년, 2035년 중 꼭 한차례 아시안컵을 개최해 국내 팬들 앞에서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 이를 위해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임기에 꼭 이루고 싶은 과제'는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추진한 승강제를 완성해야 하고, 심판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중·고등학교 선수들도 입시 위주에서 벗어나 한국 축구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더 신경 써야 한다.
-최근 붐이 일었던 축구 열기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A매치 관중 감소와 K리그 관중 답보에는 각각 다른 이유가 작용했을 수 있지만 해법은 비슷하다. 팬들이 축구를 지속해서 즐길 수 있는 환경 제공과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 즉, 양질의 콘텐츠가 핵심이다. 또한 경기 일정, 접근성, 경험의 질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팬들이 축구장을 직접 찾을지 말지, 이 팀을 계속 응원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협회는 프로축구연맹, 각 구단과 긴밀히 협의해 경기 외적인 요소를 함께 고민하고 팬 경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
더불어 한국 축구 성장 시스템을 발전시켜 손흥민(LA FC), 이강인(PSG), 양민역(코번트리)처럼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지속해서 육성한다면 팬들의 관심도 이어질 것이다.
-올해 월드컵이 열릴 예정이다. 어떻게 예상하나.
▶월드컵은 세계적인 축제다. 홍명보 감독이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 국민들을 기쁘게 만들 것이다. 몇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3경기만 하면 조별리그 탈락이기 때문에 안 된다. 최소 5~6경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축구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다. 쉽지 않은 결과인데, 홍명보 감독에게 새겨진 주홍 글씨 탓에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홍명보 감독은 다소 들떠있었는데, 이후 어려움을 겪고 많은 준비를 하면서 단단해졌다. 더 집중하고 있다. 월드컵을 경험했기 때문에 코치진 구성도 신중하게 하는 등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것이다.
-월드컵 성적과 관계없이, 협회의 장기 전략은 무엇인가.
▶어린 선수들의 육성이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봤듯이 한국의 어린 선수들의 경쟁력이 아쉬웠다. 가장 많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19~22세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서 못 뛰는 것이 이유다. 연맹과 원클럽 시스템을 강화하려고 한다. 모든 구단이 유소년팀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프로팀으로 선수 공급에는 무리가 있다. 연맹은 물론 각 구단과도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다.
-눈앞에 다가온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당연한 요구사항이다. 협회도 지원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협회는 여자 축구뿐만 아니라 유소년 축구, 생활체육, 심판 등도 지원해야 한다. 모두 더 나은 지원을 기대하고 요구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재원을 끌어와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
▶20대 초반 선수들은 많이 뛰어야 발전할 수 있다. 이들이 더 많은 경기에 나서며 성장할 수 있는 장을 깔아줘야 한다. 고등학생 선수들은 대학 입시라는 명목 아래 경쟁에 참여하는 어려움이 있다.
입시 문제는 문체부, 교육부 등과 논의해야 할 문제로 쉽지 않다. 이를 조금이라도 상쇄하기 위해서 원클럽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한다. 올해부터 29개 프로팀이 운영되는데, 원클럽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사회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중고등학생 선수들이 입시를 신경 쓰지 않고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어른들이 할 일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규 회장은 13년째 대한축구협회의 수장을 맡고 있다.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서울 출생으로, 학창 시절에는 수상스키와 스키 등을 취미로 삼았다.
축구와 거리가 멀었던 정 회장은 1990년 차범근 전 감독을 만나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축구와 관련된 미래를 그렸다. 그리고 1994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의 구단주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축구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전북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았다. 현재도 부산의 구단주로 활동 중이다.
꾸준하게 축구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2011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로 부임했다. 그리고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뽑혀 한국 축구의 수장 역할을 맡았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에서 활동하며 활발하게 외교 활동을 벌였다. 이후 3선까지 이룬 그는 2025년에는 4선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키를 쥐었다.
△1962년 서울 △용산고 △고려대 경영학과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 정치학 경제학 석사 △울산 현대 구단주 △현대자동차 회장 △전북 현대 구단주 △현대산업개발회장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 △제9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제52대 53대 54대 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회장 △ 2017 FIFA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위원장 △HDC 회장 △FIFA 평의회 위원
dyk060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