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의 힘' 한국, 투수 계산 꼬였지만 첫 경기 값진 승리[WBC]

스포츠

뉴스1,

2026년 3월 05일, 오후 09:54

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의 5회말 1사 1루 상황때 셰이 위트컴이 투런 홈런을 친 뒤 문보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3.5 © 뉴스1 구윤성 기자

마운드 운영이 계산에서 약간 빗나갔지만 '대포'의 힘은 막강했다. 홈런 3방을 앞세운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본선 1라운드 C조 첫 경기에서 체코를 11-4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날 한국의 목표는 명확했다. 승리는 물론이고, 최소한의 투수를 기용해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체코가 C조 최약체로 꼽히는 만큼 투수를 최대한 아껴 일본, 대만, 호주로 이어지는 3연전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초반부터 대포가 터지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1회말 첫 공격, 1사 만루의 찬스에서 문보경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이 홈런으로 체코는 선발 투수 다니엘 파디사크도 조기 강판했다.

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의 1회말 공격 1사 만루상황때 문보경이 만루홈런을 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3.5 © 뉴스1 구윤성 기자

이후 3회말엔 셰이 위트컴이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6-0까지 격차를 벌렸다. 상황에 따라선 콜드게임(5회 15점, 7회 10점)도 노려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마운드도 계획대로 돌아갔다. 류지현 감독은 이날 경기에 선발 소형준과 함께 정우주를 길게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이 50구 이내의 공을 던지며 3이닝 정도를 끌어주고, 남은 이닝을 2~3명 정도가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소형준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을 통해 3이닝 42구로 끊어줬고, 베테랑 노경은이 4회를 책임졌다.

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 투수 정우주가 5회초 무사 1,2루 상황 체코의 바브라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구윤성 기자

문제는 5회였다. 앞서 예고했던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첫 타자부터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낸 그는 1사 1,2루에서 테린 바브라에게 3점홈런을 허용했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1이닝 23구로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아 투구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고, 결국 6회부터 새로운 투수들이 등판했다.

마운드 구상이 꼬인 가운데 점수 차로 3점 차까지 좁혀지면서 조금은 위험한 기운이 감지됐다. 이 상황이 유지된다면 경기 후반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 순간 다시 한번 '홈런포'가 터졌다. 이어진 5회말 1사 1루에서 위트컴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으로 연타석 포를 작렬한 것. 이 홈런으로 8-3이 되면서 한국은 다시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의 2회말 2사 1루 이정후 타석때 1루 주자 저마이 존스가 2루를 훔친 뒤 하트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구윤성 기자

여기에 더해 경기 막판인 8회말엔 저마이 존스도 솔로홈런으로 '홈런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국의 4번째 홈런포였다.

마운드도 계획보단 많은 투수가 등판했지만, 승리를 지켜내는 데에는 문제없었다.

6회 박영현, 7회 조병현, 8회 김영규, 9회 유영찬이 등판했고, 9회 1실점 한 유영찬을 포함해 모두 20구 이내의 투구수로 끊어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후 하루 휴식이 있기에 일본, 대만, 호주전을 대비하기엔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2009년 준우승 이후 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맛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선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리고 중요했던 체코와의 첫 경기, 완벽하진 않았지만 '대포'를 앞세워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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