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돔을 뒤흔든 만루포 한 방…오타니가 슈퍼스타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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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후 11:41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오타니 쇼헤이는 역시 ‘슈퍼스타’였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부터 방망이를 뜨겁게 불태웠다. 대회 개막과 함께 터진 만루 홈런 한 방은 일본 야구를 상징하는 거대한 도쿄돔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일본 야구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사진=AFPBBNewas
일본 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대회 1라운드 C조 대만과의 경기에 13-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그 중심에는 단연 오타니가 있었다.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7회초 대타로 교체되기 전까지 4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단타와 2루타, 홈런을 모두 터뜨렸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만 빠진 놀라운 활약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오타니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돌아갔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1회초 첫 타석에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도쿄돔을 가득 채운 4만여 관중은 첫 스윙부터 터진 장타에 엄청난 환호를 쏟아냈다.

하이라이트는 2회초였다. 일본은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볼넷, 마키 슈고의 안타, 겐다 소스케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오타니가 들어서자 관중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오타니는 단 한 번의 스윙으로 그 기대에 응답했다. 대만 선발 정하오춘의 124㎞짜리 바깥쪽 커브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스윙은 힘들이지 않고 가벼웠지만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다. 만루 홈런이었다. 그 한 방으로 이미 승부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도쿄돔은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오타니의 만루포는 일본 타선을 완전히 깨웠다. 일본은 2회에만 무려 10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타선이 한 바퀴 돌아 다시 타석에 선 오타니는 2사 1, 3루에서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한 이닝에 5타점을 올리는 진기록도 세웠다.

오타니는 일본을 넘어 세계 야구계를 대표하는 선수다.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군림한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건너가 미국 무대까지 휩쓸었다. 타자로 통산 10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 280홈런, 669타점, OPS 0.956을 기록했다. 투수로도 100경기에 선발 등판해 39승 20패 평균자책점 3.00을 남겼다.

통산 네 차례나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MVP를 휩쓸었다. 투수와 타자 모두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오타니는 ‘야구의 신’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2023년에는 WBC 대회에서 투수와 타자를 오가며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두 차례 선발 투수로 등판한 것은 물론 미국과 결승전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대회에서 오타니는 타자로만 출전한다. 대회 전 평가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정작 본 경기가 시작되자 우려를 싹 날려버렸다.

경기 전부터 오타니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마치 아이돌 팬미팅 같은 분위기가 펼쳐졌다. 경기 전 일본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도쿄돔그라운드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타니가 타격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동료들이 배팅 훈련을 마친 뒤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오타니는 배트를 휘두를 때마다 강한 타구를 연이어 담장 밖으로 보냈다. 공이 담장을 넘어갈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타니의 인기는 경기장 밖에서 쉽게 확인됐다. 도쿄돔 주변 대형 전광판에는 오타니가 등장하는 광고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공식 굿즈 매장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 수건 등이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했다.

오타니는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의 겸손한 성격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 야구에서만큼은 겸손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가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다시 각인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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