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본 도쿄돔에서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이는 한국의 마운드 선봉장은 고영표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일본 본토로 넘어오기 사흘 전 고영표에게 일본전 선발을 통보했다. 일찌감치 고영표의 일본전 기용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는 의미다.
일본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잠수함' 고영표.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류지현 감독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단 고영표는 일본을 상대로 잘 던졌던 경험이 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 일본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날 대만전에서 일본 타자들은 150km대 빠른 공을 무리없이 공략했다. 대만 투수들의 공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도 구위로 일본 타자들을 압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냉정하게 봤을때 구속만 놓고 보면 한국 선발투수들이 대만보다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했고 그 선택이 고영표다.
고영표는 구속은 빠르지 않다. 하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현란한 변화구가 일품이다. 특히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능력이 탁월하다. 복싱으로 따지면 변칙스타일의 아웃복서다. 한때 일본에는 언더핸드 투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언더핸드 투수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고영표 같은 스타일은 일본 타자들에게 오히려 낯설 수 있다. 생소함은 특히 단기전에서 큰 무기가 된다.
고영표의 어깨는 무겁다. 고영표가 일본전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호투한다면 선발투수를 최대한 아끼는 효과도 있다. 이럴 경우 곽빈, 류현진, 더닝 등 주축 선발투수들을 남은 대만전과 호주전에 집중시킬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고영표는 일본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걱정한다고 해서 내가 150㎞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마음을 비우고,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주어진 투구 수 내에서 최대한 막아낸다는 생각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윗은 물맷돌 5개로 거대한 골리앗을 쓰러뜨렸다. 당시 상황을 재현한 그림이나 영화 등을 보면 다윗은 돌멩이의 정확도와 회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옆으로 던졌던 것으로 보인다. 고영표는 과연 ‘야구 골리앗’ 일본을 쓰러뜨릴 한국 야구의 ‘다윗’이 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