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이상한 영입인데" 의미 있는 77번 선택한 린가드에 브라질 현지, 고개 갸웃..."최고 수준 선수 아니다"

스포츠

OSEN,

2026년 3월 07일, 오후 12:08

[사진] 코리치안스 공식 소셜 미디어

[OSEN=정승우 기자] 제시 린가드(34)가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브라질 무대는 잉글랜드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낯선 환경이지만, 동시에 거대한 기대와 압박이 공존하는 곳이다.

영국 'BBC'는 7일(한국시간) 제시 린가드의 코린치안스 이적을 조명하며 "브라질에서 독특한 경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코린치안스는 전통적으로 대형 영입을 발표할 때마다 상파울루 동부에 위치한 구단 사교클럽 '파르키 상 조르지(Parque São Jorge)'에서 사이렌을 울린다. 소크라테스, 히바우두, 카를로스 테베스, 호나우두, 최근의 멤피스 데파이까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소개됐다.

린가드 역시 같은 방식으로 팬들 앞에 공개될 예정이다. 그는 FC서울과 계약이 끝난 뒤 자유계약 신분으로 코린치안스에 합류했다.

린가드는 올해 말까지 계약을 맺었고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2027년까지 계약이 자동 연장될 수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BBC에 따르면 이번 이적에는 전 동료 멤피스 데파이의 조언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린가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함께 뛰었던 데파이에게 전화를 걸어 브라질 생활에 대해 물었고 곧바로 이적을 결정했다.

린가드는 브라질 1부리그에 출전하는 첫 잉글랜드 선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그가 합류하는 코린치안스 역시 브라질 축구에서 특별한 존재다. 브라질 언론인 조제 호베르투 지 아키누는 "다른 팀들은 팬을 가지고 있지만 코린치안스는 팬들이 팀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코린치안스 팬들은 스스로를 "반두 지 루쿠스(bando de loucos)"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미친 사람들의 무리'라는 뜻이다. 구단 역시 이 별명을 자랑스럽게 사용한다.

홈구장 네오 퀴미카 아레나 터널 입구에는 "광기의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madhouse)"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코린치안스 팬들의 열정은 브라질에서도 유명하다. 2012년 인터콘티넨털컵 결승에서 첼시를 1-0으로 꺾었을 때 약 4만 명의 팬이 일본까지 원정 응원을 갔다. 구단의 경기장 건설 비용을 돕기 위해 팬들이 약 600만 파운드를 모금한 사례도 있다.

[사진] 코리치안스 공식 소셜 미디어
린가드가 선택한 등번호 77 역시 상징성을 지닌다. 코린치안스가 23년 무관을 끝내고 상파울루 주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1977년을 기념하는 번호다.

다만 브라질 현지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벤피카 출신 브라질 국가대표 수비수 루이장은 "브라질에는 더 좋은 선수들이 있다. 비용도 더 적게 들면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UEFA컵 우승을 경험한 일시뉴 역시 "상파울루의 아날리아 프랑코 거리를 걸어도 린가드를 알아보며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축구 평론가 마우루 세자르 페레이라도 "그는 오랫동안 최고 수준 무대에서 떨어져 있었다. 코린치안스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다소 이상한 영입"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코리치안스 공식 소셜 미디어
그럼에도 코린치안스 팬들은 선수에게 강한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높은 헌신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팬들의 강한 반발로 호베르투 카를로스, 테베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이 팀을 떠났고 호나우두의 은퇴 결정에도 영향을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재 남미 축구는 플라멩구와 파우메이라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린치안스는 그 흐름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팀으로 평가된다.

데파이는 최근 인터뷰에서 "코린치안스의 영향력은 바르셀로나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교할 수 있다. 팬 규모만 놓고 보면 비교 자체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구단의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해 코린치안스는 회장이 해임된 뒤 복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돈세탁과 범죄 조직 연루 혐의로 기소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구단 부채는 약 4억 파운드까지 늘었고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이적 제한 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코린치안스는 브라질컵 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브라질 대표팀 감독 출신 도리바우 주니오르 체제에서 브레누 비동, 안드레, 유리 알베르투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고 데파이가 팀의 핵심 리더 역할을 맡았다.

[사진] 코리치안스 공식 소셜 미디어
코린치안스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도전을 위해 국제 경험이 풍부한 선수 영입을 원했고 린가드는 그 조건에 부합하는 선수로 평가된다.

다만 구단은 린가드 계약 조건이 데파이와 같은 특혜 조항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데파이 계약에는 전용 주택, 경호 인력, 방탄 차량, 전용 요리사, 유럽 왕복 비즈니스석 항공권 등 다양한 혜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코린치안스가 말하는 '광기의 집'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린가드를 기다리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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