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 금메달을 딴 김윤지(오른쪽)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국 동계패럴림픽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신의현이 김윤지(이상 BDH파라스)의 목에 걸린 금메달을 보며 "한을 풀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에 김윤지는 "삼촌은 고마운 버팀목"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인 김윤지와 신의현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한 자리에 섰다.
신의현은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종목 한국 최초 메달리스트"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뒤 "김윤지의 금메달로 바이애슬론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나의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김윤지는 이날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에서 38분00초1을 기록, 전체 출전 선수 12명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동계패럴림픽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김윤지가 최초다. 세계 파라 바이애슬론 무대에 새로운 여제의 등장을 알리는 금메달이기도 했다.
한국 노르딕 스키의 '전설' 신의현이 역사적인 장면을 곁에서 지켜봤다.
신의현은 2018년 평창 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클래식 좌식 7.5㎞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장애인체육 역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이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에서도 동메달을 얻은 신의현은 단일 대회 최초 '멀티 메달'을 딴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신의현은 "김윤지가 사격 센스도 있고, 지구력도 좋다. 승부사 기질도 있어 짧은 시간 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며 "올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딸 정도로 성장한 것을 보고 '괴물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좌식 12.5㎞ 금메달을 딴 김윤지.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여자 개인 경기가 시작되고 30분 뒤 신의현도 바이애슬론 남자 개인 좌식 12.5㎞에 출전하느라 김윤지의 경기를 모두 보지는 못했다.
신의현은 "두 번째 사격에서 두 발을 놓친 것을 보고 경기를 시작했다. 사격 실수가 나와서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경기를 마치고 들어왔는데 윤지 표정이 좋더라. 어떻게 됐냐고 물어봤다"고 떠올렸다.
이에 김윤지는 "삼촌, 저 금메달. 1등이요!"라고 외쳤고, 신의현은 "금메달이냐"고 되물으며 깜짝 놀랐다.
"대견하더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 신의현은 "윤지 같은 선수가 나올 줄은 몰랐다.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며 "체구가 크지 않아서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지구력도, 멘털도 좋다"고 칭찬했다.
김윤지의 성장을 도운 것이 신의현이다. 신의현은 자기 맏딸과 또래인 김윤지와 함께 훈련하며 필요할 때마다 힘이 되는 조언을 건넸다.
김윤지는 "남자 좌식은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메달을 따기 힘든 종목이다. 그럼에도 의현 삼촌은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다"며 "금메달리스트와 함께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또래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한 신의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어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9~10월께 삼촌이 '지금 욕심내지 말고, 몸에 힘을 풀어라', '부상 조심하고 여유를 가져라'고 조언해주셨다. 패럴림픽 시작 이후에도 여유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신의현은 이날 1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전날 남자 7.5㎞ 스프린트에서 10위를 기록한 신의현은 개인 통산 3번째 패럴림픽 메달 획득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김윤지는 이런 신의현을 향해 "마지막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목표를 다 이루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동계패럴림픽이니 둘 다 다치지 않고, 즐기면서 좋은 경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신의현은 "최초가 된 것을 축하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도 강세인 만큼 다관왕도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부상을 조심하며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 삼촌보다 많은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ok195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