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죄송해" 안세영, 눈물 못 참았다...전영 오픈 타이틀 방어 실패→"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스포츠

OSEN,

2026년 3월 09일, 오전 09:21

[OSEN=고성환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정말 오랜만에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한국 선수 최초의 전영 오픈 단식 2연패를 눈앞에서 놓쳤다.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9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2026 전영 오픈(슈퍼 100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인 왕즈이(중국)에게 게임스코어 0-2(15-21 19-21)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이번 패배로 왕즈이 상대 10연승이 끊기게 됐다. 안세영은 이번 경기 전까지 왕즈이와 22차례 만나 18승 4패를 기록하며 천적으로 군림했다. 특히 최근 10번의 맞대결에서 10전 전승을 달리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안세영에게 패한 뒤 눈물을 쏟았던 왕즈이. 10전 11기에 도전하는 그는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안세영을 상대로 플레이하는 건 언제나 거대하고 힘든 도전이다.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겠다. 그냥 한번 부딪혀 보겠다"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왕즈이의 꿈이 이뤄졌다. 이날 안세영은 안세영답지 않게 초반부터 범실이 잦았다. 서브 미스까지 나왔고, 전체적으로 샷도 말을 듣지 않으며 1게임을 내줬다.

반대로 이를 갈고 나온 왕즈이는 끈끈한 수비를 펼치며 안세영을 압박했다. 안세영도 2게임 들어 반격을 시도했지만, 네트 운도 따르지 않으면서 반전을 쓰지 못했다. 그는 15-20에서 연속 4득점을 올리며 19-20까지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1점을 내주며 왕즈이에게 왕좌를 내주고 말았다.

만약 안세영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공식전 37연승을 달리며 한국 선수 최초로 전영 오픈 2연패와 3회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는 2023년 대회에서 처음 챔피언이 됐고, 지난해 결승에서 왕즈이를 꺾고 우승하며 정상을 탈환했다.

하지만 이번엔 왕즈이가 복수에 성공하면서 생애 최초로 전영 오픈 타이틀을 차지했다. 마침내 안세영의 벽을 넘어선 왕즈이는 라켓을 던진 뒤 두 팔을 높이 들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세영은 박수와 포옹으로 왕즈이에게 축하를 건넸다.

다만 안세영도 시상대를 먼저 내려온 뒤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지난해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언제나 포효했던 그로서는 오랜만에 슬픔의 눈물을 흘리게 됐다.

경기 후 안세영은 전영 오픈과 인터뷰에서 "버밍엄에서 잘 즐기고 돌아간다. 부모님과 팬들에게 죄송하다. 오늘은 내가 원하던 결과가 아니었다"라며 "더 강해져서 코트 위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진행자는 "당신은 여러 소녀와 팬들에게 영감과 기쁨을 준 사람이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안 된다"라고 격려했다.

안세영이 더 아쉬워한 이유도 있었다. 이날 그의 부모와 조부모가 비행기를 타고 버밍엄까지 날아와 경기를 직관했기 때문. 이 때문에 감정이 더욱 북받친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늘은 아쉽게도 날이 아니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 선수가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왕즈이 선수의 전영오픈 첫 우승에 축하를 전한다"라며 "그래도 버밍엄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경기를 돌아보며 더 발전할 부분들도 많다. 경기장에서 함께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응원이 항상 큰 힘이 되고 저를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하다.
다음에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라고 대회 소감을 남겼다.

/finekosh@osen.co.kr

[사진] 전영오픈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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