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 전부 울어"…기적의 8강에 손주영 “눈물 세 번 났다”[WBC]

스포츠

뉴스1,

2026년 3월 10일, 오전 06:07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대한민국 선발투수 손주영이 2회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2026.3.9 © 뉴스1 구윤성 기자

운명이 걸린 호주전의 선발로 등판했지만 예상 못 한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손주영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동료들을 응원하며 마음을 모았다.

끝내 기적이 이뤄졌고, 손주영 역시 마음의 짐을 내려놨다. 그는 "눈물이 세 번 났다. 나뿐 아니라 투수들 모두가 울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본선 1라운드 C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7-2로 이겼다. 한국은 2승2패로 호주, 대만과 동률을 이뤘는데, 아웃카운트 당 실점률(0.123)에서 호주, 대만(이상 0.130)을 따돌리고 2위에 올라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손주영은 이날 호주전의 선발로 낙점돼 1회 위기를 잘 넘겼다. 그러나 2회 등판과 동시에 류지현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했고, 교체가 결정됐다. 팔꿈치 통증 때문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주영은 "2회초 몸을 푸는 데 느낌이 조금 이상했다"면서 "팔꿈치 부상이 잦은 편인데, 던져보니 알겠더라"고 했다.

이어 "던질 수 있어도 100%로 못 던지니까 고집부릴 일이 아니었다"면서 "구위가 약해지면 홈런 맞을 수도 있고, 3점 이상 주면 끝나니까 코치님께 바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대한민국 선발투수 손주영이 1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3.9 © 뉴스1 구윤성 기자

다행히 2번째 투수로 올라온 최고참 노경은이 뒤를 잘 막았다. 급하게 몸을 풀었음에도 2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손주영은 "내가 2이닝은 책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계속 기도하면서 간절하게 지켜봤다"면서 "그래도 (노)경은 선배가 2이닝을 막아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한국은 타자들이 힘을 내면서 5-0의 스코어를 벌렸고, 이후 '마지노선'인 2실점까지 했지만 추가점을 주진 않았다. 또 9회 안현민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5점 차로 벌리며 기적과도 같은 8강 진출을 일궈냈다.

더그아웃에서 목청 높여 동료들을 응원하던 손주영은, 여러번 '울컥'하기도 했다고.

그는 "눈물이 세 번 났다. 9회에 (조)병현이가 힘겹게 막는 걸 보며 미안한 마음에 그랬고, 8강이 확정된 순간에도 눈물이 났다"면서 "이후에 라커룸에 와서 또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사실 1라운드에서 대표팀 투수들 모두가 고전했다. 타선은 매 경기 제 몫을 해준 반면, 마운드가 '한끗' 차이로 무너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7-2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3.9 © 뉴스1 구윤성 기자

이날 간신히 2점으로 틀어막은 뒤엔 모두가 '해냈다'는 같은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손주영은 "(고)우석이는 이미 9회에 울고 있는 걸 봤고, 류현진 선배와 (곽)빈이도 울더라"면서 "(김)영규나 (김)택연이 등 투수들 대부분이 힘들었다. 몸이 안 따라준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다행히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 같이 사이판 캠프부터 함께 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너무 극적으로 8강에 올라가지 않았나"며 웃어 보였다.

손주영은 곧장 병원 검진을 받고 8강 이후 출전 여부를 결정한다.

그는 "검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와 다시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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