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이기겠다니…본업 '전기기사' 투수의 라스트 댄스, 기적 꿈꾸는 야구 체코 "불가능은 없다"

스포츠

OSEN,

2026년 3월 10일, 오전 06:20

[OSEN=도쿄, 손용호 기자] 체코 온드레이 사토리아. 2023.03.11 /spjj@osen.co.kr

[OSEN=이상학 객원기자] 이미 탈락은 확정됐다. 마지막 상대는 지난 대회 우승팀 일본. 그 어떤 동기 부여도 없을 것 같은데 체코 야구대표팀은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다. 생업이 따로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변방국이지만 메이저리거만 8명이나 되는 거함을 상대로 기적을 꿈꾼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마지막 경기를 준비 중인 체코 대표팀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일 한국전(4-11), 6일 호주전(1-5), 7일 대만전(0-14)에서 3연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된 체코는 10일 일본전 마지막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3년 전 WBC 일본전에서 체코는 선취점을 냈지만 2-10으로 패했다. 

디애슬레틱은 ‘체코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 상대로 이변을 노린다. 한쪽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세계 최고 슈퍼스타와 수많은 메이저리그 올스타들이 있다. 다른 쪽에는 나이트클럽 경비원, 영어 교사, 구장 관리인으로 야구를 부업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있다. 공정한 싸움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싸움이다’며 메이저리거만 8명이나 포진한 일본 상대로 체코의 경기력을 기대했다. 

이어 ‘누구도 체코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지만 파벨 하딤 체코 감독이 보기에는 압박감이 있다. 굴욕적이고 일방적인 패배는 그동안 쌓아온 것이 흔들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내륙 국가 체코는 다른 동유럽 나라들보다 야구에서 한 발 앞서있다. 하딤 감독은 작은 성공들이 이 지역에서 야구를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하딤 감독은 “만약 우리가 0-15로 지면 사람들은 ‘여기서 뭐하는 거야?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싸우고 있다. 우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제 무대에 나가고 싶어 하는 다른 나라를 위해서도 싸우고 있다. 우리의 사명이다”며 다른 야구 변방국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OSEN=도쿄(일본), 손용호 기자]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1,2루에서 체코 테린 바브라가 스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6.03.05 /spjj@osen.co.kr

블럼 기자는 ‘체코에서 야구는 주류 스포츠도, 2류 스포츠도 아니다. 아이스하키와 축구가 있고, 그 다음이 나머지 스포츠들이다. 1989년 벨벳 혁명으로 공산 통치가 끝난 뒤에야 체코에서 야구가 시작됐다. 지금도 대중적인 인기는 높지 않다. 현지인들은 대표팀을 응원하지만 공 하나하나를 숨죽이면서 지켜보진 않는다’고 체코 내에서 야구의 위치를 설명했다. 

자국 세미리그가 있지만 야구 인구가 1만명도 안 되는 ‘야구 불모지’ 체코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3년 첫 WBC 본선 진출을 이뤄냈고, 중국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을 신고했다. 일본을 맞아서도 선취점을 내며 오타니 쇼헤이로부터 ‘리스펙’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선 역대 최고 3위에 올랐다. 

이번 WBC에선 고전하고 있지만 마지막 일본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다. 3년 전 WBC 일본전 선발로 나섰던 우완 온드레이 사토리아(29)가 10일 일본전도 다시 선발 출격한다. 당시 3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3회 오타니를 시속 72.1마일(116.0km) 느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3구 삼진을 잡아 화제가 된 선수다. 

[OSEN=도쿄, 손용호 기자] 10일 도쿄 도쿄돔에서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체코와 중국의 경기가 벌어졌다.체코 응원단이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파디삭을 응원 하고 있다.2023.03.10/spjj@osen.co.kr

전기기사가 본업인 사토리아는 10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전이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다. 이번 WBC를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결정한 사토리아는 “원하던 모든 것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내가 유명해진 이곳에서 커리어를 마칠 것이다. 한 경기라도 이겨서 다음 세대 체코 야구선수들에게 모멘텀을 이어가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상대가 안 되지만 하딤 감독은 “누구든 이길 수 있다. 일본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할 이야기를 준비했다. 그 이야기는 진실과 거짓 사이에 있지만 진실에 더 가깝다. 무엇이 불가능한 일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묵직한 말을 남겼다. 

미국 마이너리그 10시즌 경력자로 현재 화학회사에서 영웝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체코 포수 마틴 체르빈카는 “우리는 야구를 하러 여기 왔고, 이유가 있어 본선에 진출했다. 우리가 평범한 직업을 가졌다는 사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우리가 이룬 것을 바꾸진 않는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OSEN=조은정 기자] 체코 파벨 하딤 감독. 2025.11.08 /cej@osen.co.kr/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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