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가 더 중요하다" 다저스 캠프 또 이탈하다니, 경기도 못 뛰는데…도망친 미국 에이스랑 비교되네 '미친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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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3월 14일, 오전 05:27

[사진]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 경기만 던지고 간만 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떠난 미국 에이스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과 비교되는 선수가 있다. 부상 재활로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태에도 나라를 위해 소속팀 캠프를 또 이탈했다. LA 다저스 유틸리티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34·LA 다저스)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스트’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에르난데스가 다저스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를 떠나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에 재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구단 허락을 받고 1라운드가 열린 고향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을 다녀온 에르난데스는 다저스 캠프에 돌아오자마자 다시 떠난다. 푸에르토리코가 A조 2위로 1라운드를 통과했고, 에르난데스도 8강 토너먼트가 열리는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넘어가 대표팀에 재합류한다. 

2017년, 2023년 WBC에 출전한 에르난데스는 현재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선수가 아니다. 지난겨울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고,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돼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당장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태이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며 응원하기 위해 번거로운 이동을 감수하고 있다. 일주일 사이 다저스 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그리고 다시 글렌데일로 넘어와 휴스턴으로 또 넘어간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8일 파나마전에서 연장 10회 대럴 에르나이즈의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홈플레이트에서 에르나이즈를 격하게 환영하는 푸에르토리코 선수단 무리에 헬멧을 거꾸로 쓴 에르난데스가 있었다. 그는 “승리를 거두고 1만8000명의 관중들이 우리 섬에 의미 있는 노래를 부른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며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아니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순간 중 하나”라고 떠올렸다. 

그날 경기 후 에르난데스는 SNS를 통해 스페인어로 “난 월드시리즈에 5번이나 나갔지만 가슴에 새긴 문구 때문인지 클래식이 그 이상으로 느껴진다”며 WBC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2020년, 2024~2025년 다저스에서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에르난데스에게 WBC가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메이저리그에선 자신이 뛰는 팀을 항상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통제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다르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고향 친구들과 함께 뛰고, 고향 사람들이 응원해준다. 작은 섬나라 출신인 우리에게 이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동안 할 수 있는 일들을 야구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이런 느낌이 항상 들진 않는다.”

[사진] 푸에르토리코 대럴 에르나이즈가 8일 조별리그 파나마전 연장 10회 끝내기 투런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전통에 따라 머리를 하얗게 염색한 에르난데스의 남다른 애국심을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도 존중했다. 파나마전 끝내기 승리 후 에르난데스로부터 재합류 요청 문자를 받은 프리드먼 사장이 쿨하게 또 허락했다. 에르난데스는 “프리드먼 사장도 WBC가 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고 있다. 감정적인 문자였을 텐데 프리드먼 사장은 ‘그 경기를 보니 허락하는 것이 꽤 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푸에르토리코는 15일 B조 1위 이탈리아와 8강전을 갖는다. 여기서 이기면 4강 진출이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끝까지 대표팀과 동행을 이어갈지에 대해 에르난데스는 “프리드먼 사장과 아직 그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휴스턴에 가는 것만 허락을 받았다. 휴스턴에서 승리하면 또 문자를 보낼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상황을 보며 결정할 것 같다”고 밝혔다.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에서 티배팅을 소화하며 재활도 진행 중인 에르난데스는 특유의 에너지로 ‘응원단장’을 하며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경험이 적은 다른 선수들을 위해 팀에 있어야 한다. 직접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이탈리아전을 응원하며 조언이 필요하든, 응원이 필요하든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겠다. 무엇이든 그 자리에 있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푸에르토리코 키케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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