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턱서 멈춘 ‘싱가포르 드라마’...이태훈, 연장전 뼈아픈 3퍼트로 준우승

스포츠

이데일리,

2026년 3월 15일, 오후 05:46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캐나다 교포 이태훈이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멈췄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와 끝까지 맞서는 명승부를 펼쳤다.

이태훈. (사진=LIV Golf)
이태훈은 1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IV 골프 싱가포르 대회(총상금 3000만 달러) 최종 라운드 개인전에서 5언더파 66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동타를 이뤘다. 이어진 연장 승부에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였던 이태훈은 이날 경기 중반까지 선두에 4타 뒤지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13번홀(파4)에서 버디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뒤 15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 단숨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치며 역전 우승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던 디섐보가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같은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는 이태훈이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다. 이태훈은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두 번째 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킨 뒤 세 번째 샷을 홀 약 3m에 붙였다. 반면 디섐보는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며 위기를 맞았고 세 번째 샷으로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디섐보가 네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이며 승부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태훈이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쳤고, 디섐보가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이후 이태훈의 파 퍼트마저 홀을 외면하면서 승부는 디섐보 쪽으로 넘어갔다.

우승은 놓쳤지만 준우승의 성과는 값졌다. 이태훈은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 225만 달러(약 33억 원)를 받았다.

이 상금은 그가 한국 투어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수입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태훈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KPGA 투어에서 9년 동안 활동하며 누적 상금 25억8642만4561원을 벌었다. 단 한 대회에서 그보다 많은 상금을 손에 넣은 셈이다.

199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이태훈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미국 주니어 무대에서 성장했고 2006년 US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아시아 무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3년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스쿨 2위로 투어 카드를 얻었고, 국내에서는 2017년 신한동해오픈 우승을 계기로 KPGA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이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우리금융 챔피언십 등을 포함해 K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했다. 해외 투어에서는 ‘리처드 T. 리(Richard T. Le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태훈의 LIV 골프 입성 과정도 극적이었다. 이태훈은 올해 1월 대회 개막 직전까지 가족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며 프로모션 출전을 포기하는 쪽으로 기울었고, 출전 특혜 신청 시점도 넘긴 상황이었다. 그러다 개막 며칠 전에 극적으로 출전을 결정해 1라운드부터 풀 라운드를 소화하며 프로모션에 참가했다. 막차로 합류한 이태훈은 준비도 없이 출전했다가 수석으로 통과했다. 한국 및 한국계 선수가 프로모션을 통해 LIV 골프에 진출한 것은 이태훈이 처음이다.

우승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이번 준우승은 이태훈의 경쟁력을 증명한 무대였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LIV 골프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만큼 앞으로 투어에서의 입지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 선수 중심의 코리안GC는 이번 대회에서도 고전했다. 송영한이 개인전 공동 39위로 팀 내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안병훈 공동 42위, 대니 리 공동 47위, 김민규 57위에 머물렀다. 단체전에서도 최하위인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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