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살해 협박 의혹' 이란 여자대표팀, 망명 대신 '귀국'

스포츠

OSEN,

2026년 3월 16일, 오후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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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호주에서 망명을 시도했던 이란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잇따라 귀국을 택하고 있다. 가족을 향한 압박과 협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주 'ABC 뉴스'는 16일(한국시간) 이란 여자 대표팀 주장 자흐라 간바리가 호주에서 진행 중이던 망명 절차를 취소하고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호주에 남아 있는 이란 대표팀 구성원은 단 두 명만 남게 됐다.

앞서 호주 정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자국에 체류 중이던 이란 대표팀 구성원들에게 인도적 비자를 발급했다. 대상은 선수들과 팀 운영 스태프를 포함해 총 7명이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일부가 망명 의사를 철회하고 차례로 고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미 세 명이 먼저 귀국을 선택했다. 이란 매체 '타스님 통신'은 스태프 1명과 선수 2명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한 뒤 다른 인원과 합류해 테헤란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들을 두고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길"이라며 환영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주장 간바리까지 망명 신청을 철회하면서 상황은 더욱 급격히 변했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호주 정부는 이 여성들이 안전한 미래를 선택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했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캐서린 킹 교통부 장관도 "이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본국 상황 때문에 상당한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선택권을 제공했지만 최종 결정은 선수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ABC 뉴스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부 선수들이 호주에서 안전을 보장받는 절차에 서명하는 모습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과 며칠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매체는 "이들이 어떤 딜레마 속에서 결정을 내렸는지 외부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은 대회 초반부터 이어졌다. 선수들은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국가 연주가 시작되자 침묵을 지킨 채 굳은 표정을 보였다. 이후 이란 국영 방송은 선수들을 '전쟁 시기의 반역자'라고 비난했고, 일부 방송에서는 귀국 후 처벌을 요구하는 발언까지 등장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들은 국가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거수 경례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외부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랐다. '디 애슬레틱'은 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표단 내 보안 인력이 국가를 다시 부르지 않을 경우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선수단을 둘러싼 통제 정황도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들은 출국 전 정부에 상당한 금액의 보증금을 맡겼고, 가족과 관련된 정보 역시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체도 혁명수비대의 관리 대상에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대회 기간 동안 선수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된 인물들과 함께 이동해야 했고 호텔 밖 외출이 제한됐다. 공용 공간 이용이 통제됐으며 휴대전화 사용도 감청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선수 가족에게는 협박성 연락이 전달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결국 호주에서 망명을 시도한 인원은 많지 않았다. 먼저 주장 간바리를 포함한 선수 5명이 감시를 피해 망명 의사를 밝혔고, 이어 또 다른 선수 1명과 스태프 1명이 인도적 비자를 받았다.

그러나 한 선수는 가족을 걱정해 결정을 바꿨다. 이란 검찰은 망명 시도를 "적대 세력의 선동"이라고 규정하며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으니 돌아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두려움 속에서 귀국을 선택한 선수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보낸 음성 메시지가 제때 전달되지 않은 사실도 알려졌다. ABC 뉴스가 확보한 메시지에는 "돌아오지 마라. 그들이 널 죽일 수도 있다"는 절박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재 추가로 네 명이 귀국을 결정한 상태다. 시드니 시의회 의원 티나 코르드로스타미는 "선수 가족이 구금되거나 실종된 사례도 있다"며 이란 정부의 압박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이란 국영 매체는 선수들이 "호주 당국과 반혁명 세력으로부터 전례 없는 압박을 받았다"라고 주장하며 정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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