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줄어든 건 골이다. 하지만 사라진 건 아니다. 손흥민(34, LAFC)의 역할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숫자로 가장 먼저 드러나고 있다.
LAFC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S 4라운드에서 세인트루이스 시티를 2-0으로 제압했다. 개막 4연승. 단순한 상승세가 아니다. 리그 선두로 올라서며 흐름까지 장악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시선은 자연스럽게 손흥민에게 쏠린다. 이유는 명확하다. 득점이다. 손흥민은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좌우에 데니스 부앙가, 다비드 마르티네스를 두고 2선 중심에서 경기를 조율했다. 최전방에는 나탄 오르다스가 자리했다. 포지션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이다.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시 손흥민은 사실상 최전방 공격수였다. 부앙가와 함께 공격을 이끌며 직접 마무리까지 책임졌다.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13경기 12골 4도움. 짧은 시간 안에 16개의 공격 포인트를 쏟아냈다. 득점력 하나로 리그 흐름을 바꿨다.
이번 시즌은 구조부터 다르다. 손흥민은 6경기 1골 7도움을 기록 중이다. 도움은 늘었다. 대신 골이 줄었다. 그것도 극단적으로. 기록된 1골마저 페널티킥이다. 필드골은 아직 없다. 수치만 보면 분명한 하락이다.
하지만 맥락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을 ‘마무리’가 아닌 ‘연결’로 쓰고 있다. 공격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아닌, 흐름을 만드는 중심으로 배치했다. 단순한 위치 변화가 아니다. 역할 자체가 바뀌었다. 감독의 의도는 분명하다. 의존도를 줄이는 것.
도스 산토스 감독은 “나는 쏘니와 부앙가를 사랑하지만, 중요한 건 팀이 어떻게 이기는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두 선수에 의존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만약 공백이 생긴다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고 선을 그었다. 개인이 아닌 구조. 선택의 기준은 명확했다.
실제로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LAFC는 개막 4연승이다. 특정 선수의 폭발이 아닌, 전반적인 공격 분산 속에서 결과를 만들고 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 숫자가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직접 해결하기보다,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쪽에 더 가까워졌다.
문제는 균형이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은 여전히 ‘득점’이다. 공간 침투, 타이밍, 결정력. 이 세 가지는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그 강점이 일부 제한된다. 자연스럽게 비판이 나온다. “왜 가장 잘하는 걸 줄이느냐”는 시선이다.
결국 답은 하나다. 공존이다.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영향력과, 피니셔로서의 본능.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살아날 때, 손흥민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지금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팀은 이기고 있지만, 개인의 색은 흐려진 상태다.
시즌은 길다. 전술도 고정되지 않는다. 흐름이 바뀌는 순간, 손흥민의 역할 역시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때가 온다면, 지금 쌓아둔 연결의 축 위에 득점까지 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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