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선례" 류현진도 부러워한 그 투수, 노예 계약 해방됐는데…통 큰 양보, 2044년까지 연봉 지급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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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6년 3월 26일, 오전 01:14

[사진] 필라델피아 크리스토퍼 산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노예 계약에서 해방됐지만 여전히 가성비 좋은 계약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압도하며 류현진의 부러움을 샀던 좌완 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29·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통 큰 양보를 했다. 

미국 ‘AP통신’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산체스와 필라델피아의 연장 계약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3일 산체스와 6년 1억4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을 커버하는 계약인데 AP통신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35~2044년까지 추후 지급되는 2000만 달러의 ‘디퍼’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2031~2032년 연봉 총액 5400만 달러 중에서 37%에 이르는 금액을 나중에 받는 구단 친화적인 계약에 동의한 것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지난 2013년 탬파베이 레이스와 국제 계약을 맺은 산체스는 2019년 11월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된 뒤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23년부터 선발로 자리매김했고, 2024년 6월 필라델피아와 4년 2250만 달러에 연장 계약했다. 산체스의 잠재력이 터질 기미가 보이자 필라델피아가 빠르게 움직였다. 

최저 연봉을 받던 산체스는 필라델피아 제안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연장 계약 이후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산체스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며 올스타 투수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32경기(202이닝) 13승5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212개로 활약,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하며 리그 톱클래스 반열로 올라섰다. 

그러나 2년 전 연장 계약으로 인해 산체스의 당초 올해 연봉은 3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산체스의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노예 계약이 된 것이다. 2029~2030년 구단 옵션까지 가진 필라델피아는 산체스의 전성기 5년을 매우 싼값에 쓰고 끝낼 수 있었지만 계약을 재조정했다. 기존 계약에 2년 6000만 달러를 추가한 조건으로 추가 연장 계약한 것이다. 올해 연봉까지 포함하면 7년 1억700만 달러 계약이다. 산체스의 35세 시즌까지 보장한 계약으로 필라델피아가 선심을 베풀었다. 

[사진] 필라델피아 크리스토퍼 산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산체스의 에이전트 진 마토는 “존 미들턴 구단주, 데이브 돔브로스키 야구운영사장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5년간 산체스를 쓸 수 있었지만 그의 능력에 걸맞은 계약으로 보상해줬다. 이건 정말 전례가 없는 일이다”며 필라델피아 구단의 배려에 무척 고마워했다.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필라델피아와 산체스가 계약 재구성한 방식은 다른 팀들에 끔찍한 선례를 남겼다. 산체스에겐 좋은 일이고, 필라델피아는 너그러운 처사를 보였지만 이미 합의된 계약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 구단에 똑같은 대우를 요구할지도 모른다”며 상식에 벗어난 계약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산체스의 현재 가치를 감안하면 여전히 구단 친화적인 계약으로 평가된다. 산체스 역시 구단 배려에 화답했다. 계약 세부 내용을 보면 600만 달러 계약금 포함 연봉은 2027년 600만 달러, 2028년 900만 달러, 2029년 1400만 달러, 2030년 1500만 달러, 2031~2032년에 각각 2700만 달러를 받는다. 

[사진] 필라델피아 크리스토퍼 산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31~2032년 연봉이 가장 비싼데 각각 1000만 달러씩, 총 2000만 달러를 추후 지급받기로 했다. 2031년 연봉 중 1000만 달러는 2035~2039년 5년간 200만 달러씩 5차례 분할 지급되며, 2032년 연봉 중 1000만 달러는 2040~2044년 5년간 200만 달러씩 5차례에 걸쳐 받는 조건이다.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가 유행시킨 ‘디퍼’ 계약은 선수의 양보가 필요한 부분이다. 시간이 갈수록 화폐의 가치는 하락하고,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연봉은 제때 받는 게 선수한테 이득이다. 산체스는 계약 기간이 끝나고 최대 12년 후로 연봉을 미루는 통 큰 양보로 필라델피아 배려에 화답했다. 산체스의 디퍼 덕분에 사치세 기준 페이롤을 낮추게 된 필라델피아의 구단 운영에도 숨통이 트였다. 

한편 산체스의 이번 계약에는 2033년 1000만 달러 구단 옵션도 포함돼 있다. 2031년 또는 2032년 부상자 명단에 130일 이상 연속으로 등재되지 않을 경우 옵션 금액은 3250만 달러로 인상된다. 2027~2032년 사이영상 투표 결과도 옵션에 반영된다. 사이영상 수상시 200만 달러, 2~3위는 각각 100만 달러, 4~5위는 각각 75만 달러, 6~10위는 각각 50만 달러가 옵션 금액에 추가된다. 6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시 최대 4450만 달러 옵션이 된다. 옵션에 대한 바이아웃 조항도 동일한 상승폭, 금액이 적용된다. 산체스가 트레이드될 경우에는 100만 달러의 이적 보너스가 나오고, 원정경기시 호텔 스위트룸도 제공받는다. /waw@osen.co.kr

[사진] 도미니카공화국 크리스토퍼 산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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