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전쟁 속에서도 공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그 공의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란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튀르키예에서 조용히 몸을 만들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6일(한국시간) 이란 대표팀이 튀르키예 안탈리아 인근 벨렉에서 비공개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정은 명확하다. 27일 나이지리아, 31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 하지만 과정은 평소와 다르다.
언론은 차단됐다. 선수 인터뷰도 없다. 코칭스태프 역시 입을 닫았다. 모든 접근이 통제된 상태다. 대표팀 관계자는 “다가오는 친선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전했다.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한 채 내부 결속에만 집중하는 분위기다.
배경은 분명하다. 중동 정세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전쟁의 당사자다. 축구보다 더 큰 변수가 팀을 둘러싸고 있다.

원래 계획은 달랐다. 요르단에서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전쟁 여파로 일정이 전면 수정됐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튀르키예로 이동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훈련 분위기는 겉으로는 평온했다. ‘인디펜던트’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장면일 뿐이다. 내부의 긴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월드컵이다. 이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에 속해 있다. 상대는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 일정 자체는 확정됐다. 하지만 장소가 변수다. 세 경기가 모두 미국에서 열린다.
여기서 충돌이 발생한다. 전쟁 당사국인 미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구조다. 이란 입장에서는 단순한 원정이 아니다. 정치적, 외교적 리스크가 결합된 문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사무총장은 “모든 팀이 안전하게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이미 양국 관계는 회복이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란 내부에서도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보이콧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대안으로 멕시코 개최가 거론됐지만, 일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외부 변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메흐디 타레미는 이스라엘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상징적인 장면이다. 정치적 긴장과 맞물리며 파장이 커졌다.
사르다르 아즈문 역시 명단에서 제외됐다. UAE 통치자와 만난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시기와 상징성 모두 민감했다. 대표팀 내부 규율이 다시 강조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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