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RC 랑스의 반대도 아무 소용없었다. 파리 생제르맹(PSG)이 결국 리그 일정 연기에 성공했다.
리그 1 사무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연맹(LFP) 이사회는 PSG와 RC 스트라스부르의 요청에 따라 두 팀이 각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8강전을 최상의 조건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이해관계가 있는 구단들을 제외한 만장일치로 29라운드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원래 PSG는 현지 시각으로 4월 11일에 리그 2위 랑스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스트라스부르는 4월 12일 브레스트와 경기가 잡혀 있었다. 그러나 유럽대항전 준비를 이유로 두 경기 모두 5월 13일 수요일로 한 달이나 밀리게 됐다.
리그 1은 "이 두 가지 결정과 함께, LFP는 PSG가 UCL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를 대비해 랑스 측에 리그 일정 조정안을 제안했다. 해당 안은 33라운드 경기인 랑스와 FC 낭트의 경기를 5월 8일 금요일로 앞당기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다시 한번 PSG를 배려하기 위해 우승 경쟁팀 랑스의 일정이 조정될 수 있는 것.

결과적으로 랑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PSG의 손을 들어준 LFP다. 최근 PSG는 랑스와 경기를 뒤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유는 바로 4월 9일 열리는 리버풀과 UCL 8강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리그 1 사무국은 이미 PSG가 첼시와 대회 16강전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낭트전 일정을 조정해준 바 있다.
하지만 랑스 측으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랑스는 현재 1경기 더 치른 PSG를 1점 차로 추격하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 만약 랑스가 PSG와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1997-1998시즌 이후 첫 리그 우승을 넘볼 수 있다.
랑스의 일정도 문제다. 랑스는 "지금 이 시점에서 경기 일정을 변경한다면, 랑스는 15일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한 뒤 3일 간격으로 연속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는 시즌 초에 설정된 일정과도 맞지 않으며, 이러한 추가적인 부담을 문제없이 감당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또한 "결국 리그에서 10번째 규모의 예산을 가진 구단이 더 큰 구단들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는 이미 최근 몇 년간 리그 구조가 축소된 상황(리그 1 18개 팀 체제, 리그컵 폐지)에서, 국내 대회의 가치가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라고 PSG 쪽으로 치우치고 있는 리그 사무국의 행보를 지적했다.

그러나 PSG 측은 프랑스 축구 전체를 위한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은 "PSG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 이는 장단점을 모두 고려한 깊은 논의의 결과다. 단순히 PSG만이 아니라 프랑스 축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 랑스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다. 상대가 다른 팀이었어도 같은 요청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목표는 PSG뿐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프랑스 축구 전체를 지키는 것이다. 리그1은 UEFA 계수 5위 자리를 잃을 위기에 있으며 이는 PSG뿐 아니라 모든 프랑스 팀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랑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조정된 만큼 리그 사무국 차원에서 PSG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PSG가 U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프랑스 축구의 위상을 드높이는 게 중요하다지만, 랑스가 15일이나 일정을 비우면서까지 희생해야 할 필요는 없다. 랑스전과 리버풀전의 간격이 48시간 이내인 것도 아니다.
앞서 랑스는 "이 사안은 단순히 한 경기 일정의 문제가 아니다. 리그 자체에 대한 존중의 문제다. 자국 리그가 다른 목표들 뒤로 밀려나는 듯한 상황은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만하다. 우리는 공정성, 명확한 규칙, 그리고 모든 구성원에 대한 존중이라는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 이는 공정하고 존중받는 프랑스 축구를 위한 기본적인 가치"라고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경기 연기가 확정되자 랑스 구단은 "LFP 이사회가 PSG와 경기 연기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데 대해 동의하지 않음을 표명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이를 받아들인다. 우리는 스포츠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며, 티켓 관련 사항은 각 팬들에게 이메일로 개별 안내될 것"이라고 짧은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벵자맹 파로 랑스 단장도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선 PSG엔 악감정이 없다. 연기 요청은 그들의 권리다. 하지만 PSG는 UCL을 우선시하고 있다. '카날 플러스'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만약 사무국조차 리그 1을 지키지 않는다면, 누가 지키겠는가? LFP에서 임의로 이런 결정을 내리다니 대회의 공정성에 의문이 생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파로 단장은 "지금은 한 구단이 반대를 하는데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라며 "이제 우리는 4월에 7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한다. 아직 연기 요청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아이러니한 건 PSG가 연기 요청을 한 근거가 휴식일 부족인데 경기 연기로 우리도 똑같은 상황이 된다"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즉 사무국이 보기엔 휴식일이 중요한 게 아니다. 유럽 대항전이 다른 모든 대회보다 중요하다는 거다. 이제 우리는 쉬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라며 "우리는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PSG와 같은 스쿼드 뎁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건 불공평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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