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충격패' 한국 축구 수비수는 어쩌다 '오합지졸'이 되었나?

스포츠

뉴스1,

2026년 3월 30일, 오후 01:35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은 도전자다. 도전자라면 도전자답게 실패를 두려워 말고 임해야 한다.2025.10.10 © 뉴스1 장수영 기자

완패로 끝난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은, 비난의 화살이 일단 수비진으로 향하는 게 맞다. 축구에서 4실점은 변명이나 핑계를 대기 어렵다. 경기 내내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했고 숫자는 많았으나 오합지졸이었다.

하지만 수비수들만 탓할 경기는 아니다. 축구는 11명이 맞물려 돌아가야 승리할 수 있는 스포츠다. 특히 수비진 앞에 있던 미드필더들은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대 진영을 등진 채 우리 선수들끼리 주고받던 횡패스와 백패스는 보는 이들의 한숨을 불렀다.

"황인범이 그립다"로 끝내는 지적은 비생산적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라면 전원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한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한국 축구는 여전히 도전자다. 그렇다면 도전자답게 임해야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스의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본선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아프리카 국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겨냥한 평가전이었는데 크게 졌다.

실수든 실력이든, 수비 쪽에서 미숙한 플레이가 너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실점이 꼬박꼬박 나왔다. 개인의 부족함을 뒷받침하는 견고하고 짜임새 있는 조직력이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겠으나 따로 놀았다. 6~7명이 박스 안에 있는데도 상대 선수를 놓치고 슈팅을 허용했다는 것은 약속된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홍명보호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이후부터 스리백을 꾸준히 테스트했다. 코트디부아르전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보다 전력이 약한 팀과 만난 아시아 예선은 포백을 가동했으나 본선에서는 수세에 놓일 확률이 높다는 판단 하에 뒷문을 단단히 하고 역습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판단 자체를 틀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카운터어택은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는 고전이다. 모든 종목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실질적으로 효과를 본 경기도 적잖다.

다만 브라질(0-5 패), 코트디부아르(0-4 패) 등 개인 전술이 좋은 자원을 갖춘 팀들에게는 와르르 무너졌다는 것을 진지하게 되짚고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 톱클래스 수비수 김민재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해야 효과적일지, 아직 이상적인 답은 나오지 않은 모습이다.

수비진 못지않게 답답했던 것은 앞 선에 있던 2명의 중앙미드필더들이다. 스타팅으로 나선 이들부터 후반에 투입된 교체멤버까지 전부 몫을 못했다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1차 거름종이인 동시에 공격의 시발점인데, 공수 모두 기대 이하였다.

특히 깊게 내려앉은 위치에서 우리 미드필더끼리 혹은 센터백들과 주고받던 패스는 너무도 무의미했다. 상대가 달려들지도 않고 자리만 지키고 있는데 깨뜨릴 방안이 없어 혹 자신이 없어 같이 서서 대치하던 장면은 민망도 했다.

나라를 대표해 참가하는 선수들이라면,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KFA 제공)

공이 우리 쪽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니 공격수도 수비수들도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수비수들은 위험 지역에서 상대의 압박을 신경 쓰느라, 공격수들은 먼 거리에서 부정확하게 날아오는 패스 쫓아다니느라 애를 먹었다.

적진으로 공을 보내야 찬스를 만들 수 있는데 전진패스 보기가 힘들었다. 후반 13분 황희찬을 대신해 날개 공격수로 투입된 이강인이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공을 몰고 직접 드리블 치거나 패스를 찔러주기 전까지는, 끌려가고 있는 한국이 더 소극적이었다.

축구대표팀은 1일 새벽 3시45분 오스트리아와 다시 평가전을 치른다. 북중미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전까지 더 이상의 공식전은 없다. 정예 멤버 구축을 위해 마지막 저울질 중일 홍명보 감독의 기준에 '도전적 자세'라는 잣대도 포함돼야 한다. 싸우기도 전에 발이 얼어붙어 있다면 곤란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는 격언은, 특별할 것 없는 조언 같으나 곱씹을수록 큰 울림을 주는 충고다.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면 행동해야 한다. 허를 찌르려는 패스,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돌파, 과감하고 적극적인 슈팅이 '도전자' 한국 축구가 해야 할 일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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