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이탈리아 어린이들은 이번에도 자국 대표팀이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이탈리아는 1일(한국시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제니차의 빌리노 폴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A 결승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이탈리아는 전반 15분 모이세 킨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본선행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센터백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대형 사고를 쳤다. 그는 전반 41분 무모한 백태클로 아마르 메미치를 넘어뜨렸고, 주심은 고민도 없이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약 10년 만에 받은 레드카드였다.
결국 이탈리아는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후반 34분 하리스 타바코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고, 양 팀은 승부차기로 운명을 정하게 됐다. 행운의 여신은 이탈리아 편이 아니었다. 이탈리아는 1번 키커 프란체스코 피오 에스포지토와 3번 키커 브라얀 크리스탄테가 실축하면서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는 사상 첫 48개국 체제에서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지난해 6월 성적 부진으로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을 경질하고, 젠나로 가투소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실패했다.
3연속 월드컵 예선 탈락이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4회 우승(1934년, 1938년, 1982년, 2006년)에 빛나는 국가지만, 이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월드컵 우승국 중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최초다.
이로써 이탈리아의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또 늘어나게 됐다. 이탈리아의 초등학생들에게 월드컵은 다른 나라들의 축제일 뿐이다. 경기 후 가투소 감독은 "나라 전체와 축구계에 있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큰 충격이다.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경기장도 눈물 바다가 됐다. 뜨거운 응원을 보냈던 어린이 팬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젊은 선수들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베테랑 수비수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는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우리가 탈락했다는 게, 그것도 이런 방식으로 탈락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 힘든 경기를 했고, 수적 열세 상황에서도 싸웠다"고 말했다.
또한 스피나촐라는 "경기를 끝낼 수 있는 3~4번의 기회도 있었다. 우리 모두에게 큰 아쉬움이다. 팀, 가족, 이탈리아 국민들, 그리고 우리를 믿었던 아이들...이제 그 아이들은 또 한 번 월드컵을 보지 못하게 됐다. 정말 엄청난 아쉬움이다. 울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힘들다"라고 자책했다.
1993년생인 스피나촐라도 사실상 월드컵 출전의 꿈이 좌절됐다. 그는 "아마도가 아니라 이번이 내게는 월드컵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이탈리아 전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며 끝내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하고 은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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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풋볼, 스카이 스포츠, 폭스 사커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