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손흥민의 '침묵'…대안 모색해야 하나?

스포츠

뉴스1,

2026년 4월 02일, 오전 06:17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 © 뉴스1

"이제는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어떤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8월 홍명보 감독의 말이다. 논란이 일었다. 한국 축구의 오랜 아이콘을 향한 사령탑의 이야기에 팬들이 크게 반발했다. 당시 LA FC로 이적, 연일 골을 터뜨리고 있던 터라 '역할 변화'를 암시하던 발언은 적잖은 파장을 낳았다. 하지만 사령탑의 준비는 틀리지 않았다.

영원히 전성기처럼 뛸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에게 어울리는 역할에 대한 고민과 함께 공격진 전체가 결정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앞서 영국에서 당한 코트디부아르전 참패(0-4)까지,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 전 마지막 공식 평가전에서 2연패에 그쳤다.

'자동문'처럼 열렸다는 조롱 섞인 비난을 받은 코트디부아르전 때문에 수비진을 향한 질타가 많지만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전술적 구심점 황인범이 빠진 중원은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여러 선수들을 조합해 해법을 찾으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부상이 잦은 황인범이 만약 월드컵 무렵 다친다면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득점 실패 후 아쉬워 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 © 뉴스1

무딘 창끝도 도마에 올랐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골대를 3번 때리는 불운이 있었지만 결국 2경기 무득점이었다. 두 경기 모두 10개 이상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문을 열지 못했다.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마침표를 찍지 못하면서 '결정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손흥민의 손흥민답지 않은 모습이 아쉬움을 남겼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된 손흥민은 이날 선발 원톱으로 출격했다. 수비를 단단히 하고 손흥민을 활용한 '역습'이 대표팀의 계획이었는데, 절반의 성공이었다.

손흥민은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특히 전후반 각각 한 번씩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 가까운 빅찬스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무산됐다. 과거처럼 빠른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슈팅 타이밍'이 번번이 상대 수비수를 벗겨내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는 지친 모습도 보였다.

LA FC에서 8경기 연속 침묵하던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반등을 꾀했으나 또 다시 세리머니를 펼치지 못했다. 의미 없는 가정법이지만, 에이스 손흥민이 '결정'을 지어줬다면 마지막 평가전 결과는 달랐을 공산이 크다.

손흥민 스스로 슬럼프에서 탈출, 예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지금껏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고 지금과 같은 부진을 겪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LA FC에서 빠른 시간 득점이 하나 나온다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본선까지 남은 70일 동안 그가 최대한 좋은 폼을 유지하길 기대해야한다.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오현규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 © 뉴스1


동시에 대표팀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냉정하게 말해 힘과 스피드가 이전 같지 않은 것을 감안해야한다. 지난해 여름 홍명보 감독의 발언처럼 이제 90분 내내 뛰는 것보다는 필요한 순간 '결정적인 역할'을 해줘야한다. 선발로 나갔다가 일정 시간까지 뛸 수도 있고 후반 조커가 될 수도 있다. 변화가 있어야하고 스스로도 받아들일 필요 있다.

동시에 오현규와 조규성의 성장도 필요하다. 공히 두려움 없는 움직임이 장점인 선수다. 힘도 스피드도 갖췄다. 하지만 아직 정교함은 떨어진다. 어쩌면 두 선수 중 누군가가 본선에서 메인 스트라이커가 될 수도 있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야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경기당 10개 넘는 슈팅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골 장면에 근접한 찬스는 많아야 2~3번이다. 그 소중한 찬스를 살려야 승점을 획득할 수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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