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개혁하라!" 정치권 맹비난에도 버틴다...'나 사퇴 안 할 건데?' 이탈리아 협회장, 초유의 월드컵 3연속 탈락에도 '꿋꿋'

스포츠

OSEN,

2026년 4월 02일, 오후 02:40

[OSEN=고성환 기자] 이탈리아가 월드컵 우승국 최초로 3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이탈리아 전역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1일(한국시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제니차의 빌리노 폴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A 결승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이탈리아는 전반 15분 모이세 킨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본선행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센터백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대형 사고를 쳤다. 그는 전반 41분 무모한 백태클로 아마르 메미치를 넘어뜨렸고, 주심은 고민도 없이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약 10년 만에 받은 레드카드였다.

결국 이탈리아는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후반 34분 하리스 타바코비치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고, 양 팀은 승부차기로 운명을 정하게 됐다. 행운의 여신은 이탈리아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1번 키커 프란체스코 피오 에스포지토와 3번 키커 브라얀 크리스탄테가 실축하면서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는 사상 첫 48개국 체제에서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3연속 월드컵 예선 탈락이다. 이탈리아는 월드컵 4회 우승(1934년, 1938년, 1982년, 2006년)에 빛나는 전토의 강호지만,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6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을 경질하고, 젠나로 가투소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소용없었다. 

월드컵 우승국 중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최초다. 이로써 이탈리아의 월드컵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또 늘어나게 됐다. 경기 후 가투소 감독은 "나라 전체와 축구계에 있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큰 충격이다.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탈리아 현지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12년 연속 월드컵 진출 실패의 후폭풍이 정치권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라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실패는 하원까지 번지며 정치적 논쟁으로 확대됐다. 의회 개회 직후, 살바토레 카이아타 의원은 안드레아 아보디에게 스포츠부 장관 보고를 요구하며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이탈리아 축구협회장의 사임을 촉구했다"라고 전했다.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극우 정당 '레가 노르드' 역시 "또 탈락이다. 이탈리아가 없는 월드컵이라니 받아들일 수 없는 치욕이다. 이탈리아 축구는 재건이 필요하다. 그 시작은 그라비나 협회장의 사퇴"라고 목소리 높였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보스니아전 패배를 일부 지켜봤다. 라 밀라노에 따르면 그는 축구라는 스포츠가 이탈리아 사회에서 갖는 경제적·정체성적 의미를 잘 알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 대한 변화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안드레아 아보디 장관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 사태를 수동적으로 지켜볼 수 없다. 정부 내에선 이탈리아 축구 개혁과 재건 필요성에 대한 공가대과 형성돼 있다"라며, 이탈리아 축구 재건과 함께 이탈리아 축구협회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명확히 밝혔다. 

3연속 월드컵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현실을 받아든 만큼 협회로 책임이 향할 수밖에 없다. 라 밀라노는 "의회에서도 '도대체 몇 번이나 탈락해야 회장이 책임을 지겠는가' 등의 강경한 발언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축구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력 문제를 넘어, 정치와 사회 전반이 개입하는 국가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라며 협회의 무능에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라비나 회장은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사임 요구가 나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평가는 연방평의회에서 이루어질 거다. 지금은 이탈리아 축구의 성장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연맹을 대표하는 만큼 책임은 나에게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달간 헌신한 사람들의 노력과 존엄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라며 즉각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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