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인환 기자] 문제는 손흥민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명확했다. 에이스를 살리지 못하는 구조인 백스리 그 안에서 고립된 공격수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오스트리아에 0-1로 패했다. 결과도 아쉬웠지만, 내용은 더 답답했다. 슈팅 11개를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은 단 2개. 골은 없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손흥민(34, LAFC)이 있었다. 이날 그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82분을 소화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또 침묵이다. 소속팀 포함 공식전 10경기 연속 무득점. 숫자만 보면 ‘이상 신호’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결이 다르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16분, 후반 17분, 그리고 후반 29분까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역습 상황, 박스 안 슈팅,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는 분명 있었다. 단지 마무리가 조금씩 어긋났을 뿐이다. 완전히 사라진 선수가 아니다. 여전히 장면을 만든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기회가 이어지지 않는다. 현재 대표팀은 백스리 시스템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 구조에서 최전방 공격수는 사실상 ‘혼자 싸워야 하는’ 역할이다. 볼은 길게 넘어오고, 주변 지원은 늦다. 상대 수비와 계속 부딪히면서 버텨야 한다.
손흥민은 '손톱'으로 활약하던 토트넘 시절에도 그런 유형의 공격수가 아니였다. 그는 공간을 활용하는 선수다. 빠르게 침투하고, 타이밍에 맞춰 마무리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등지고 싸우고, 공중볼을 경합하고, 버티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장점을 스스로 지우는 운영이다.
실제로 수치도 말해준다. 한국은 이날 패스를 386번 시도해 77% 성공률을 기록했다. 오스트리아는 487번에 84%. 단순 숫자 차이가 아니라 경기 흐름 자체가 달랐다. 상대 진영 패스는 한국이 125회, 오스트리아가 196회. 공격 자체가 이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최전방은 고립됐다. 손흥민은 35번의 터치 중 박스 안 터치가 단 5번이다. 이게 전부다. 공격수가 골을 넣으려면 공을 받아야 하는데, 애초에 공이 오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득점을 요구하는 건 다른 문제다.
그래도 손흥민은 버텼다. 지상 경합 6번 시도 2번 성공, 공중 경합 4번 중 2번 성공. 본래 강점이 아닌 영역에서도 싸웠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었다. 하지만 이게 본업은 아니다.
지금 나오는 ‘에이징 커브’ 이야기는 방향이 틀렸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량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실제로도 완전히 무너진 모습은 아니다. 스피드, 움직임, 침투 타이밍 모두 여전히 살아 있다. 다만 그걸 살려줄 환경이 없다.

비교는 명확하다. 일본은 같은 포메이션에서도 측면과 중원을 활용해 원톱에게 찬스를 만들어준다. 반면 한국은 아직 완성도가 낮다. 결국 롱볼 의존이 반복되고, 공격은 단발성으로 끝난다.
결국 답은 단순하다. 손흥민을 살리고 싶다면, 손흥민이 잘하는 걸 하게 해야 한다. 측면이든, 세컨드 스트라이커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위치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등지고 버티는 역할을 계속 맡긴다면 결과는 같다.
시간도 많지 않다. 대표팀은 곧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 월드컵 준비에 들어간다. 사실상 남은 테스트 기회도 제한적이다. 이 상태로 간다면 문제는 반복된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손흥민이 문제인가, 아니면 손흥민을 못 쓰는 방식이 문제인가. 답은 이미 경기 안에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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