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우충원 기자] 현장 지도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번진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논란에 대해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단순한 제도 개선 요구를 넘어, 현행 규정이 축구계 현실과 괴리된 구조라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체육지도자 자격 제도의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특히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축구 지도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별도의 국내 자격증 취득을 의무화한 현행 구조를 문제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법령 개정을 촉구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2027년부터 적용되는 규정이다. 앞으로 현장에서 감독과 코치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급하는 체육지도자 자격증이나 교육부 정교사 자격증을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2급 이상 전문스포츠지도사 자격이 사실상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이를 갖추지 못한 기존 지도자들은 현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축구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축구는 이미 국제축구연맹과 아시아축구연맹이 관리하는 독자적인 지도자 라이선스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최고 등급인 P급 라이선스는 취득까지 최소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만큼 엄격한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과한 지도자만이 K리그 감독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별도의 스포츠지도사 자격증까지 요구하고 있어 이중 규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협회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자격체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한국에서만 추가 자격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고 강조했다.
현장의 혼란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부천FC1995 이영민 감독을 비롯해 여자축구 지도자들, 그리고 각 구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피지컬 코치들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이미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지도자들이 새로운 자격증 취득 과정에 다시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자격 취득 과정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프로 선수나 국가대표 출신은 비교적 간소한 절차로 자격을 취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도자들은 필기와 실기, 면접, 연수 등 전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한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지도자라도 선수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현행 국민체육진흥법과 시행령은 축구 종목의 특수성과 국제 자격 체계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인 시스템이 존재함에도 불필요한 규제를 추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요구하지 않는 이중 자격을 국내에서만 강제하는 것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정부는 현장의 혼란과 부담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제시했다. 국민체육진흥법상 스포츠지도사 자격 의무 대상에서 축구 종목을 제외하고, FIFA 및 AFC가 발급한 국제 라이선스를 국내 공식 자격으로 인정할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축구 종목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도자들의 경력과 전문성을 인정할 것인지, 혹은 획일적인 국가 자격 체계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 본격적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현장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제도 개편 여부가 향후 한국 축구 구조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