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선호 기자] "오른 발을 들지 않고 끌어서 친다".
KIA 타이거즈 캡틴 나성범(37)이 조그만한 변화를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8일 삼성과 광주경기에서 투런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앞선 6경기에서 단 1타점도 올리지 못했던 타격이 아니었다. 첫 타석부터 네 번째 타석까지 모두 타점이었다. 이날 최고의 해결사였다.
올해 입지에 큰 변화가 생겼다. 우익수 자리를 내놓고 지명타자로 변신했다. 이적한 최형우 자리였다. 이범호 감독의 결정이었다. 단 완전한 지명타자는 아니다. 김선빈이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다. 이 감독은 절반 정도는 수비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절반의 변신이다.
지명타자 루틴이 쉽지는 않다. 수비수로 나서면 수비하러 뛰어갈 때 혹은 외야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다음 타격의 준비를 하는 루틴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지명타자를 하면 더그아웃에서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게 쉬운 거 같지만 어렵다. 확실한 루틴이 정립이 되지 않으니 타격에도 영향이 미친다

나성범은 "지명타자는 아직은 조금 힘들다. 더그아웃에서 어느 타이밍에 어떻게 할지를 잘 모르겠다. 홈경기에서는 시간나면 실내에서 뛰고 배팅 연습도 하는데 원정경기에는 공간이 없다보니 어렵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금은 그 루틴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다.
지명타자로 출전한 개막 2연전에서는 홈런도 치고 3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노릇을 했다. 그러나 이후 잠실 LG 3연전부터 침묵을 거듭했다. 6경기 23타수 3안타 무타점이었다. 어느새 타율이 1할대로 떨어졌고 팀 성적도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5일 NC전에서는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그날은 준비만 했다. 시즌 하다보면 또 있을 수 있다. 팀이 이겨서 다행이다"고 말했지만 충격이었다.
캡틴으로 마음이 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 7일 삼성과의 광주시리즈 첫 경기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은 3-1로 앞서다 3-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타석에서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레그킥을 버렸다. 발을 땅에 스치는 끌고 나오는 폼으로 타격을 했는데 장타와 적시타가 쏟아졌다. 드디어 타이밍을 잡은 것이다.
나성범이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면 타선의 응집력은 몰라보게 달라진다. 카스트로도 슬럼프를 벗어나 타점 2위(12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부재로 인한 득점 빈곤증을 벗어날 희망을 주고 있다. 동반 부진했던 김도영도 부담을 덜고 다시 활발한 타격을 펼칠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성범이가 이전부터 타격코치와 타격폼을 놓고 많이 이야기를 했다. 그날부터 오른발 들지 않고 끌고나가 친다. 그게 공 더 잘보인다고 한다. 이런 미세한 차이가 홈런 아니나면 뜬공으로 바뀐다. 앞으로 점점 타격좋아질 것이다. 성범이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기대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