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상암, 박찬기 기자) FC서울이 9년 만에 상암에서 전북현대를 잡아내며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깼다.
서울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북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개막 6경기 무패행진(5승 1무, 승점 16)을 이어가며 리그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전북은 3연승이 중단, 3승 2무 2패(승점 11)로 리그 2위에 머물렀다.
역시나 예상대로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알 수 없던 승부의 향방은 추가시간 5분 갈렸다. 서울의 마지막 역습 상황에서 야잔의 크로스를 클리말라가 마무리하면서 1-0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경기를 하면서 후반까지 흐름을 봤을 때, 0-0으로 끝나도 만족할 정도로 우리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까지 이겨야 한다는 선수들의 집념이 마지막 골을 만들어 낸 것 같다. 더불어 9년 동안 못 이겼던 팬들의 염원 역시 선수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우승팀을 잡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다음 경기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생각했는데, 승리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다음이 울산전인데,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오늘 경기가 큰 고비였다고 생각한다. 비겼어도 만족할 만한 경기였는데, 승리할 수 있어서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긋지긋하던 상암에서의 전북전 무승 9년 징크스를 깼다. 김 감독은 "서울에 와서 많은 징크스가 있었다고 얘기를 들었고, 마지막이 이거라고 들었다.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준비했다. 이제 징크스는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것이 이런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반전에 좀 어수선한 모습이 있었다. 김 감독은 "전반 20분까지는 준비한 대로 잘했다. 하지만 이후 상대가 우리 압박을 풀어 나왔고, 라커룸에서 상대를 어떻게 끌어내고, 풀어야 하는지 얘기했다. (손)정범이가 들어가서 그 역할을 잘해줬고,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안양전과 다르게 오늘 경기에선 선수들이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에게 많이 강조했다. 축구라는 게 90분 동안 이뤄지는 것이고, 경기를 하면서 여러 상황이 찾아오기 마련인데 끝까지 흥분하지 말고 냉정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수들이 안양전에서 좋은 교훈을 얻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경기 후, 주장 김진수와 찐하고 격한 포옹을 나눈 장면이 포착됐다. 김 감독은 "나도 선수 때 주장을 많이 했었는데, 나를 보는 것 같다. 특정 선수 한두 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주장이다. 커피도 사고, 후배들 밥도 잘 사준다. 후배들이 보면서 앞으로 그런 것들이 팀 문화로 잡힐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고맙다"고 칭찬했다.
서울 3년 차에 접어든 올시즌 최고의 출발을 하고 있다. 경기 후, 서울 팬들이 김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의 상암이었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는 팬들이 원하는 방향성에 따라 결과를 내야 하는 자리다. 작년에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더 성장한 것 같다. 시즌 초반, 좋은 결과를 내면서 팬들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안고 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은 1983년 창단 후,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팀이다. 예전엔 슈퍼스타를 중심으로 따라가는 팀이었다면, 지금은 누구 하나가 아닌 모든 선수들이 팀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며 지난 시즌과 달라진 서울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클리말라가 오늘도 해결사 역할을 했다. 경기 내내 전북의 거센 압박 수비에 막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마지막 중요한 순간 경기를 끝내는 득점을 터트렸다.
김 감독은 "압박이 상당히 치열했던 경기였다. 상대 수비의 거친 압박에 클리말라가 잘 보이지 않았고, 교체 고민도 많이 했었다"며 "하지만 난 클리말라를 믿었다. 한 번만 걸리면 무조건 골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고, 그 믿음이 마지막에 터졌다. 민규 역시 끝까지 믿었고, 좋은 활약으로 보답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동계 훈련 때, 기대 이상으로 정말 열심히 했다. 원래 선수들에게 영상 공유를 안 했는데, 분석관실에 클리말라랑 야잔, 진수까지 모여서 영상을 보고 피드백을 하더라. 보기에 너무 좋았다. 올해는 팀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