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250만 달러)에 있는 오랜 원칙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가 코스 내부에서 휴대전화 사진 촬영 논란에 휘말리며 엄격한 원칙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마스터스 코스 안에는 그 흔한 전광판 하나 없다. 진행 요원들이 스코어보드판의 성적을 바꾸고 있다. (사진=ANGC)
앞서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은 마스터스 개막에 앞서 지난 8일(한국시간) 카이 트럼프가 오거스타 내셔널 클럽하우스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타전했다.
이후 카이 트럼프가 대회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마스터스가 수십년 간 이어온 ‘전자기기 금지’ 전통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네티즌이 “휴대전화를 사용해 찍은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개인 용도의 카메라 촬영이 허용되는 연습일에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고, 카이 트럼프 역시 연습일에 디지털카메라로 찍었다고 해명하며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 카이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셀피를 찍고 있다. (사진=카이 트럼프 SNS 화면 캡쳐)
이 규정은 이번 대회에서도 엄격하게 적용됐다. 디오픈 챔피언십 우승자인 마크 캘커베키아는 이번 마스터스 기간 클럽하우스 인근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돼 퇴장됐다. 메이저 챔피언 자격으로 초청됐지만, 예외는 없었다.
엄격한 규율은 때로 과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엄격함’이 마스터스를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골프 대회로 만든 핵심 요소다.
마스터스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단순한 골프 대회와 개최 장소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 기반에는 철저한 희소성과 신비주의가 자리한다. 대표적인 예가 기념품 판매 방식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는 대회 기간에만 공식 기념품을 판매하며, 이를 구매하려면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도 없어 대회장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면 기념품조차 살 수 없다.
◇차별화 전략으로 ‘압도적 브랜드 가치’ 키워
로리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3라운드 1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지만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갤러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사진=ANGC)
디지털 시대에도 휴대전화를 철저히 금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람객이 화면 대신 눈으로 경기를 보고, 사진 대신 기억으로 순간을 남기는 경험 자체가 마스터스만의 차별화한 가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가득한 일반 스포츠 경기장과 달리, 마스터스 코스에서는 선수와 관람객이 만들어내는 ‘현장의 집중력’이 또 다른 볼거리다.
결국 마스터스의 전통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설계된 전략이다. 불편함을 감수하게 하면서도, 그 불편함이 오히려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마스터스에 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꿈이 된다.
전자 기기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마스터스에서 한 갤러리가 망원경을 사용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ANGC)
그럼에도 마스터스는 늘 ‘예외 없는 전통’을 통해 가치를 지켜왔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현장을 찾지 못하면 기념품조차 살 수 없는 것도, 코스 안에서 휴대전화를 꺼낼 수 없는 것도 모두 같은 맥락에 있다.
불편하고 과도해 보이는 규정들이 오히려 희소성을 키웠고, 그 신비주의는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라는 브랜드 가치를 키웠다. 오직 마스터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