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하겠다!" 큰소리쳤던 로메로, 부상 OUT...눈물까지 보이며 서러움 폭발

스포츠

OSEN,

2026년 4월 13일, 오후 04:19

[사진] 풋볼 런던

[OSEN=정승우 기자] "무슨 일이든 하겠다."

크리스티안 로메로(28, 토트넘)는 경기 전 그렇게 말했다. 토트넘 홋스퍼를 강등권에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고 했다. 몇 시간 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났다. 어쩌면 이 장면이 토트넘의 2025-2026시즌 전체를 설명할지 모른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덜랜드에 0-1로 졌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였다. 달라진 건 없었다. 토트넘은 18위에 머물렀고, 강등권 밖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로메로는 누구보다 결연했다. 그는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로메로는 "팬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상황이 어떻든 팬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선수도, 감독도 바뀌지만 팬들은 남아 있다"라며 "나는 이 구단과 팬들에게 큰 애정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았다. 이런 시기일수록 더 함께해야 한다. 나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뭐든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현실에 대한 답답함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토트넘은 최소한 경쟁해야 하는 팀이다. 당장 우승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리그 상위권, 유럽대항전을 두고 싸우는 팀이어야 한다"라며 "지금은 나쁜 현실에서 벗어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남은 두 달을 버텨야 한다"라고 했다.

그 말은 공허하게 끝났다.

토트넘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후반 16분 노르디 무키엘레의 슈팅이 미키 판 더 펜을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불운이었다. 문제는 이후였다. 토트넘은 실점 뒤에도 아무 반응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등권 탈출이 걸린 경기였지만, 절박함조차 보이지 않았다.

더 큰 악재는 후반 20분 찾아왔다. 로메로가 브라이언 브로비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와 정면 충돌했다. 브로비가 로메로를 밀어 넣었고, 로메로와 킨스키가 그대로 부딪혔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기는 8분 가까이 멈췄다. 킨스키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다시 일어섰다. 로메로는 아니었다.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그는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리며 벤치로 향했다. 동료들이 다가와 위로했지만, 로메로는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영국 'BBC'는 "로메로의 눈물이 토트넘 시즌의 상징이 될 수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토트넘은 이제 '강등되기엔 너무 좋은 팀인가'가 아니라 '잔류하기엔 너무 형편없는 팀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단계"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토트넘은 지난해 12월 28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이후 리그 14경기째 승리가 없다. 남은 경기는 단 6경기. 17위 웨스트햄과는 승점 2점 차다. 숫자만 보면 가깝다. 지금 경기력을 보면 너무 멀다.

BBC는 데 제르비 감독에게도 냉정했다. 브라이턴과 마르세유에서 전술가로 명성을 쌓은 그가, 지금 토트넘에서는 감독이 아니라 심리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이 이미 강등 공포에 짓눌려 있다는 의미다.

데 제르비 감독도 인정했다. 그는 경기 뒤 "지금 내 일은 스타일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공을 가졌을 때, 공이 없을 때를 이야기할 시간이 아니다. 선수들의 정신 상태를 되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어 "훈련에서는 선수들이 잘한다. 머리가 깨끗할 때는 자신 있게 뛴다. 경기만 되면 완전히 달라진다. 내가 해야 할 일은 훈련장에서 보여주는 것을 경기에서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메로의 눈물을 두고 논란도 나왔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 벤 포스터는 BBC '매치 오브 더 데이'에서 "로메로는 이 팀에서 몇 안 되는 투지 있는 선수다. 그런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나가는 모습은 팀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장이라면 동료들을 붙잡고 끝까지 싸우자고 해야 한다. 아직 25분이 남아 있었다. 눈물은 잘못된 신호"라고 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가혹한 말일 수 있다. 로메로는 끝까지 버티려 했고, 경기 전에도 누구보다 책임감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든 하겠다"라고 했던 선수였다. 정작 토트넘은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토트넘은 오는 18일 브라이튼을 만난다. 공교롭게도 데 제르비 감독의 친정팀이다. BBC는 "여기서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데 제르비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니라 챔피언십에서 재건을 시작하게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강등권. 눈물. 부상. 그리고 14경기 무승. 토트넘의 시즌을 설명하는 단어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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