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손아섭. (두산 제공)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손아섭(38)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31번'이 아닌 다른 등번호를 달았다. 새 팀에서 선택의 폭이 크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에서 절친하게 지냈던 후배 노시환과 같은 번호를 단다는 의미도 있었다.
손아섭은 14일 오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은 손아섭을 받아오는 대신 좌완 투수 이교훈과 현금 1억 5000만 원을 한화에 내줬다.
한화 2군 구장인 충남 서산시에 머물러 있던 손아섭은 트레이드 소식을 듣자마자 인천으로 향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SSG 랜더스전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격까지 명받았다.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평소 루틴처럼 사우나를 가는 길에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면서 "어느덧 네 번째 팀이 됐는데, 이적할 때마다 설렌다. 두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손아섭의 등번호는 8번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한화에서까지 줄곧 31번만 달았던 손아섭이 처음으로 다른 번호를 달게 됐다. 두산은 주전 외야수 정수빈이 31번을 달고 있어 손아섭이 다른 번호를 선택해야 했는데, 이 중 8번을 골랐다.
손아섭은 "번호가 한정적이었는데, 항상 31번만 달았으니 아예 뜬금없는 번호를 달고 싶었다. 36번을 주려고 하셨는데, 3 근처도 가기 싫어서 안 하겠다고 했다"며 웃었다.
두산 베어스 손아섭. ⓒ News1 권혁준 기자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며 선택했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도 있다. 8번은 한화에서 절친하게 지냈던 후배 노시환의 등번호이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한화에서 가장 고마웠던 동생이다. (노)시환이에게 전화가 와서 '너와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달았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더라"면서 "시환이가 '8번은 쓰러지지 않는 오뚝이 정신'이라고 설명하기에 좋은 의미라고 답해줬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시환이에게 '너도 많이 쓰러져 있는데 우리 같이 일어서보자'고 해줬다"고 해 취재진을 폭소하게 했다.
노시환은 개막 이후 부진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난 13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개막전 이후 줄곧 2군에 머물러 있던 손아섭은 노시환과 함께 훈련 스케줄을 짜기도 했다고.
손아섭은 "오늘 시환이와 저녁 약속도 있었다. 어떻게 훈련할지도 다 정해놨는데 후배를 못 도와주고 오게 돼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했다.
한화 시절 절친한 사이였던 노시환(왼쪽)과 손아섭(오른쪽). © 뉴스1 김성진 기자
그러나 노시환의 기량만큼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노시환은 기술적으로 얘기할 건 없다"면서 "원래 긍정적인 친구인데 요즘엔 기가 죽었더라. 그래도 야구하다 보면 누구나 힘든 시간이 오고, 노시환은 최고의 3루수니까 걱정 안 한다"고 했다.
당장 새 소속팀에서 손아섭 본인의 걱정이 더 크다. 하지만 손아섭 역시 변명 없이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두산은 '허슬 두'(hustle Doo)로 유명한데, 내가 제일 자신 있는 게 '허슬'"이라며 "결국 야구를 잘해야 하고, 야구 외적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리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실전에 나서는 손아섭은 "시범경기 이후 제대로 경기에 나서는 게 처음인데, 투수 공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다"면서 "그래도 변명은 필요 없다. 어떻게든 투수를 이겨야 하고, 몸에 맞더라도 출루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