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저니맨이라서…" 누가 한국의 피를 무시했나, 150km 슬라이더 괴력→ERA 0.00 '특급 마무리' 대변신

스포츠

OSEN,

2026년 4월 16일, 오전 01:09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미스터 제로’ 투수에게 한국의 피가 흐르고 있다. 한국계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개막 후 무자책점 행진을 펼치며 강렬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6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10회초 구원 등판,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막았다. 10회말 세인트루이스가 끝내기 점수를 내면서 6-5로 승리했고, 오브라이언은 시즌 2승째를 거뒀다. 

5-5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무사 2루 승부치기 상황에 등판한 오브라이언은 첫 타자 호세 라미레즈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카일 만자르도를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후안 브리토 타석에서 4구째 폭투가 나왔다. 2사 3루가 됐지만 오브라이언은 흔들리지 않았다. 브리토와 8구 승부 끝에 1루 땅볼을 유도했고, 빠르게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총 투구수 15개로 최고 시속 99.2마일(159.6km), 평균 98.7마일(158.8km) 싱커(5개), 슬라이더(6개), 스위퍼(4개)를 던졌다. 결정구 슬라이더도 최고 시속 93.8마일(151.0km)까지 나올 정도로 빠르고 날카로웠다. 

이날까지 오브라이언은 올 시즌 9경기에서 2승4세이브1홀드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결과만큼 내용도 대단히 좋다. 9⅓이닝 동안 안타 4개, 몸에 맞는 볼 1개만 허용했을 뿐 볼넷 없이 삼진 9개를 잡아내며 1실점(비자책). WHIP 0.43 피안타율 1할2푼9리에 불과하다. 

5이닝 이상 던진 투수 377명 중 WHIP 3위로 짠물 투구를 펼치고 있다. 8경기(8⅓이닝) 1승5세이브 8⅓이닝 20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경이적인 성적을 내며 사이영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최고 마무리’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음 가는 성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 ‘ESPN’도 이날 MLB 판타지리그 마무리투수 동향을 전하며 ‘판타지 매니저들은 프리시즌 드래프트에서 오브라이언을 무시했을지도 모른다. 31세 저니맨 투수이고, 지난 시즌 두각을 나타냈지만 여전히 꽤 많은 볼넷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탈삼진 비율도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우리는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가진 투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브라이언의 활약이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라고 평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밀러와 오브라이언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 오브라이언의 싱커 평균 구속은 시속 97.5마일(156.9km)이며 그는 이 공을 61% 비율로 던지며 슬라이더를 사용한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시즌 단 2개의 홈런만 허용했고, 올 시즌에도 볼넷을 잘 억제한다면 꾸준히 세이브를 쌓을 유력한 판타지 옵션이 될 것이다’고 추천했다.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준영’이라는 한국 이름을 미들네임으로 쓰는 오브라이언은 지난 2017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29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됐다. 2020년 8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뒤 2021년 9월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지만 2022년 4월 양도 지명(DFA)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했다. 

어릴 때 응원하던 고향팀에 왔지만 메이저리그 1경기 등판에 그쳤고, 시즌 후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됐다. 2024년 개막 로스터에 들어갔지만 팔뚝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며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해 42경기(48이닝) 3승1패6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06 탈삼진 45개로 활약했다. 제구 약점을 극복하며 시즌 막판 마무리로 기회를 얻었다. 

지난겨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야구대표팀 로스터에도 발탁돼 마무리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2월말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투구 훈련을 중단했고, WBC 출전이 불발됐다. 당시 오브라이언은 KBO를 통해 “무척 기대했던 대회였고,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선발된 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 큰 의미였다. 가족들이 이미 여행 계획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기에 나 역시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게 매우 아쉽다. 미래에 다시 한번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시즌 준비에 집중하며 부상을 다스렸고, 시즌 초부터 마무리로서 강한 임팩트 남기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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