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잡았던 르나르도 못 버텼다…사우디, 월드컵 직전 칼 빼들었다

스포츠

OSEN,

2026년 4월 18일, 오전 12:18

[OSEN=이인환 기자] 월드컵 개막이 두 달도 남지 않았는데, 벤치는 비어버렸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프랑스 ‘RMC 스포츠’의 17일자"사우디가 월드컵을 앞두고 르나르 감독을 경질한다"고 보도했다.

충격은 시점에서 더 커진다. 2026 월드컵은 6월 11일 막을 올린다. 이제 정말 카운트다운 단계다. 그런데 사우디 축구협회는 이 시점에 르나르와 결별했다.

단순한 감독 교체가 아니다. 본선을 눈앞에 두고 대표팀의 방향 자체를 다시 뒤집는 결정이다.

르나르 입장에서도 타격이 크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모로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사우디에 이어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벤치에 앉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지만, 그 계획은 결승선 앞에서 무너졌다.

르나르는 이미 사우디에서 한 차례 기적을 만든 인물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사우디를 이끌며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올려놨고, 조별리그에서 훗날 우승팀이 되는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대이변까지 연출했다.

물론 사우디는 그 대회를 16강 진출 없이 마쳤지만, 르나르의 이름은 그 한 경기만으로도 월드컵 역사에 강하게 새겨졌다. 이후 그는 2023년 사우디를 떠나 프랑스 여자대표팀을 맡았다.

2023 여자 월드컵과 2024 파리 올림픽 모두 8강에서 여정을 마친 뒤 2024년 10월 다시 사우디로 복귀했다.

하지만 두 번째 사우디 생활은 첫 번째와 달랐다. 최근 성적이 결정타였다. 더 내셔널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3월 A매치 기간 이집트에 0-4로 크게 졌고, 세르비아에도 1-2로 패했다.

지난해 12월 아랍컵에서도 3위에 그치며 흐름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현지에서 르나르 경질설이 몇 주째 이어졌던 이유다. 르나르 본인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황을 부인했지만, 결국 협회는 월드컵 직전 칼을 빼들었다.

결국 ‘아르헨티나를 잡았던 감독’이라는 과거의 영광도 최근의 불안을 덮어주진 못했다.

이제 관심은 후임으로 쏠린다. AFP와 알자지라는 전 그리스 국가대표 출신 게오르기오스 도니스가 유력 후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2026 월드컵 H조에서 우루과이, 스페인, 카보베르데와 맞붙는다. 이미 본선 조편성도 끝난 상태다.

월드컵을 불과 눈앞에 두고 새 감독이 이 팀을 다시 정비해야 하는 셈이다. 한편 르나르는 지난달 오토 아도 감독이 물러난 뒤 가나 대표팀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가나축구협회는 이번 주 카를로스 케이로스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갈 곳도, 무대도 동시에 사라진 셈이다. 더 아이러니한 건 사우디가 2034 월드컵 개최를 앞둔 나라라는 점이다.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현재의 대표팀은 본선 직전 벤치부터 흔들리고 있다.

7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나라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사령탑을 갈아엎었다. 르나르는 떠났고, 사우디는 월드컵 두 달 전 가장 위험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 선택이 결단으로 남을지, 자충수가 될지는 이제 본선에서 드러나게 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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