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한국 양궁은 또 한 번 스스로의 냉혹함을 증명했다. 올림픽 3관왕도, 세계랭킹 1위도, 이름값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했다.
강연서는 17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끝난 2026 양궁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 여자 컴파운드에서 3위에 올랐다.
앞서 3차 선발전 3위로 이미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이번 최종 평가전까지 버텨내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중학생 신분으로 이미 한국 양궁 최초의 중학생 국가대표에 올랐던 강연서는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출전권까지 따내며 진짜 이변의 중심에 섰다.
LA 2028에서 컴파운드 혼성 단체가 올림픽 정식 메달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가운데, 한국 컴파운드의 미래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박예린(한국체대), 박정윤(창원시청)과 함께 일본으로 향한다. 중학생 궁사가 국가대표를 넘어 아시안게임 엔트리까지 꿰찬 건 그 자체로 한국 양궁의 새 역사다.
여자 리커브는 더 살벌했다.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 임시현(한국체대)은 지난달 3차 선발전에서 10위에 그치며 국가대표 선발 단계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여기에 2020 도쿄 올림픽 3관왕 안산(광주은행)도 최종 평가전에서 4위 밖으로 밀리며 아시안게임 티켓을 놓쳤다. 세계랭킹 1위 강채영(현대모비스)이 1위를 지켜냈고, 오예진(광주은행)과 이윤지(현대모비스)가 2, 3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비운 자리를 새 얼굴들이 파고든 셈이다. 한국 양궁이 왜 세계 최강인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다시 보여준 결과였다.
남자부는 상대적으로 익숙했다. 남자 리커브에서는 김제덕(예천군청),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이 1~3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메이저 종합대회 동반 출전에 성공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파리 올림픽에 이어 또 함께 간다. 남자 컴파운드에서는 김종호와 최용희(이상 현대제철)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묵직한 이정표를 세웠고, 최은규(울산남구청)가 그 뒤를 받쳤다. 새 얼굴의 돌풍도 있었지만, 버텨야 할 자리에서는 결국 익숙한 이름들이 다시 살아남았다.
결국 이번 선발전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 양궁에는 ‘절대자’가 없다. 한 번 정상에 올랐다고 다음 무대가 보장되지도 않는다. 대신 늘 새로운 승자가 나온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승자의 얼굴이 중학생이었다. 강연서의 등장은 단순한 화제가 아니다. 올림픽 신규 메달 종목으로 떠오른 컴파운드, 그리고 세대교체의 칼바람 속에서 한국 양궁이 다시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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