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갔다. 코번트리 시티가 무려 25년 만에 꿈꾸던 복귀를 확정했다. 그런데 모두가 웃은 밤, 끝내 웃지 못한 이름도 있었다. 바로 양민혁이다.
코번트리는 18일(한국시간) 블랙번 로버스와 1-1로 비기며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블랙번의 료야 모리시타에게 먼저 일격을 맞았지만, 후반 막판 보비 토마스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승점 1점으로 코번트리는 3위권의 추격을 완전히 떨쳐냈고, 2001년 강등 이후 길고 길었던 1부 복귀의 마침표를 찍었다. 원정 응원에 나선 수천 명의 팬들도 이 순간을 함께 폭발적으로 즐겼다.
이 승격이 더 특별한 이유는 코번트리가 걸어온 길 때문이다. 이 팀은 한때 파산 절차로 승점 삭감을 당했고, 홈구장을 떠나 노샘프턴과 버밍엄을 떠돌았다. 2017년에는 4부리그까지 추락했다.
SISU 체제 아래 이어진 혼란과 분열은 팬들에게 거의 트라우마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3년 더그 킹 체제로 전환된 뒤 조금씩 균열을 봉합했고, 마침내 다시 프리미어리그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마침표를 찍은 인물이 램파드다. 그는 2024년 11월 마크 로빈스의 뒤를 이어 팀을 맡았고, 의심 속에 출발했지만 결과로 모든 시선을 뒤집었다.
램파드는 승격 확정 뒤 이 성과를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로 꼽으며 선수단과 전임 감독의 공을 함께 인정했다. 코번트리는 이제 단순한 다크호스가 아니라, 램파드가 되살린 승격 팀으로 기록되게 됐다.
단 램파드 감독의 코번트리는 승격 신화를 완성했지만, 정작 토트넘에서 임대로 합류한 한국인 유망주는 그 기적의 한복판이 아니라 바깥에 서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램파드의 성공 서사 안에 양민혁의 자리는 사실상 없었다. 양민혁은 올해 1월 토트넘에서 코번트리로 임대 합류한 뒤 리그 3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고, 출전 시간도 30분이 채 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12경기 연속으로 매치데이 스쿼드에서 제외됐다. 승격을 확정한 블랙번전에서도 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팀은 날아올랐지만, 양민혁 개인에게 이번 임대는 성장의 발판이 아니라 사실상 정지 버튼에 가까웠다.
더 냉정하게 보면 램파드의 선택은 잔인할 만큼 명확했다. 승격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는 익숙한 자원, 즉 즉시 전력감 위주로만 판을 짰다.
실험은 사라졌고, 유망주에게 돌아갈 공간도 없었다. 팀 입장에서는 완벽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양민혁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기회를 받기 위해 떠난 임대가 오히려 출전 감각과 존재감 모두를 잃게 만든 셈이다. 코번트리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은 분명 대단한 성공담이다.
다만 그 화려한 결말 아래, 양민혁은 철저히 방치된 그림자처럼 남았다. 이제 중요한 건 다음이다. 토트넘이 이 실패한 임대를 어떻게 수습하느냐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