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쳐!” 비니시우스-벨링엄 정면충돌...카시야스, “레알이 진 이유” 직격

스포츠

OSEN,

2026년 4월 18일, 오후 08:15

[OSEN=이인환 기자] 탈락은 결과였고, 균열은 장면으로 남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바이에른 뮌헨에 무너지던 밤, 충격의 본질은 단순한 1패가 아니었다. 

레알은 16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에 3-4로 패했다. 1, 2차전 합산 스코어는 4-6. 믿기 힘든 난타전 끝에 준결승 티켓은 바이에른의 것이 됐다. 레알은 세 번이나 앞서고도 끝내 버티지 못했다. 후반 막판 10분이 모든 걸 집어삼켰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막판, 승부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나왔다. 후반 82분, 합산 스코어 4-4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주드 벨링엄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자신을 보지 않고 플레이를 이어가자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비니시우스도 곧바로 폭발했다.

스페인 ‘AS’는 중계 화면과 입모양을 근거로 비니시우스가 벨링엄에게 “뭘 원하냐, 입 닥치라”는 취지로 쏘아붙였다고 전했다. 한 골이 필요했던 순간, 레알의 핵심 자원 둘이 같은 방향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장면을 가장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 바로 레알 전설 이케르 카시야스였다. 영국 ‘풋볼365’에 따르면 카시야스는 이 충돌을 두고 “이게 바로 레알이 진 이유”라는 식으로 직격했다.

리더십이 보이지 않았고, 모두가 주인공이 되려 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패스를 요구한 벨링엄에게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건 정상적인 강팀의 그림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과거 레알의 중심이었던 카시야스 눈에는 이 장면이 단순한 감정 폭발이 아니라 팀 구조가 흔들리는 징후로 보인 셈이다.

비판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카시야스는 경기 내내 진짜 승리를 갈망한 선수는 많지 않았다고 봤다. 벨링엄과 아르다 귈러 정도만 의지가 분명해 보였고, 비니시우스는 경기력과 감정 조절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였다. 독설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레알의 경기 마무리를 보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감정이 흔들린 직후, 팀 전체도 무너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알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후반 86분 교체 투입된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퇴장을 당했고, 그 직후 흐름은 순식간에 바이에른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89분 루이스 디아스가 균형을 깨뜨렸고, 추가시간 마이클 올리세가 쐐기를 박았다. 레알은 세 차례 리드를 잡고도 끝내 경기를 지키지 못한 팀이 됐다. 

더 뼈아픈 건 이 탈락이 단순한 챔피언스리그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이번 패배를 계기로 레알의 팀 밸런스와 최근 프로젝트 전반을 다시 도마에 올리고 있다. 스타는 넘치지만 중심이 보이지 않고, 개인의 번뜩임은 있지만 집단의 질서는 흐려졌다는 지적이다. ‘AS’ 역시 이번 탈락 이후 레알의 응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내놨다.

결국 카시야스가 본 것은 스코어가 아니었다. 레알이 왜 졌는지를 한 장면에서 읽어낸 것이다. 절박한 순간에 서로를 살리지 못했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으며, 끝내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레알은 바이에른에 진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기 균열에 무너진 것이기도 했다. 탈락은 숫자로 남지만, 이 밤의 본질은 비니시우스와 벨링엄 사이에서 터져 나온 그 충돌 장면 하나에 압축돼 있었다.

/mcadoo@osen.co.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