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그러나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빠르게 하락세를 탔다. 어깨와 손목 부상으로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세계 랭킹은 349위까지 밀렸다. 지난해에는 17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컷 탈락을 기록하며 CME 글로브 포인트 119위에 그쳐 풀 시드 확보에 실패했다. 은퇴 기로에 섰던 박성현은 “아직 골프를 놓을 수가 없다”며 엡손 투어(2부)에서 재기를 노린다.
◇“‘동갑’ 이미향 우승 보고 힘 얻어”
박성현은 오는 25일(한국시간)부터 사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보몬트의 모롱고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IOA 챔피언십(총상금 20만 달러)에서 엡손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한때 세계 1위였던 선수가 2부 투어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1부냐 2부냐, 한국이냐 미국이냐보다 내가 골프를 계속하면서 선수로서 만족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고 밝혔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재도전을 택한 이유도 골프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그는 “골프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아직 놓을 수 없다”며 “뛸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앱손투어) 기회가 없었다면 시드전이나 월요 예선을 통해서라도 계속 도전에 나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잠시 클럽을 내려놓았던 그는 한동안 망연자실했다. 박성현은 “내가 사라지는 것같은 기분이었다”며 “골프 없는 삶이 그려지지 않았다. 이대로 끝내기보다는 골프와 나 사이에 엉켜 있는 매듭을 잘 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골프를 그만두더라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멋진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재기 의지를 다졌다.
지난 달 블루베이 LPGA에서 무려 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동갑내기 친구 이미향의 활약도 큰 자극이 됐다. 둘은 1993년생으로 동갑내기 친구다. 어깨 부상으로 고생하는 이미향에게 병원을 소개해준 것도 박성현이었다.
박성현은 “친구 미향이의 우승이기에 더 남달랐다”면서 “미향이의 힘든 시간을 지켜봤기에 이번 우승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 공백 후에 우승하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미향이를 보면서 다시 동기부여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서로 ‘잘하자’는 응원도 주고 받은 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고 언급했다.
◇‘역그립’ 등 변화 통해 퍼트 불안감 사라져
필리핀에서 진행한 6주간의 전지훈련은 기술과 멘털 모두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지난 시즌 발목을 잡았던 퍼트 개선에 집중했다. 그는 “짧은 버디 퍼트에서도 ‘안 들어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컸는데, 훈련 기간 ‘역그립’ 등 변화를 통해 현재는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부활을 위해 그가 세운 목표는 다소 특별하다. ‘숫자’가 아닌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박성현은 “예전에는 우승 횟수 등 수치를 목표로 잡았지만, 이제는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다”며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경기를 하자’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집중하려 한다. 그렇게 매일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성적도, 우승도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박성현은 “지난해에는 하반기쯤 경기력이 올라왔는데, 올해는 상반기부터 좋은 흐름을 만들고 싶다”면서 “2017년 우승했던 US 여자오픈에서 다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성현.(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