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결국 남은 건 전술보다 마음가짐이다. 벼랑 끝에 몰린 토트넘 홋스퍼를 구하기 위해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꺼내든 키워드는 정신력과 관계였다. 승점도, 전술도, 분위기도 무너진 상황에서 그는 선수단이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등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축구 이전에 팀이 먼저 살아나야 한다는 판단이다.
토트넘은 19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지금 토트넘에 이 경기는 단순한 1경기가 아니다. 잔류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생존 매치에 가깝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흐름은 참담하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이 이어졌고, 결국 토마스 프랭크 감독 체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됐지만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다. 토트넘은 3월 A매치 기간 다시 결단을 내렸고, 전술가로 이름을 알린 데 제르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출발도 순탄하지 않았다. 데 제르비 감독 체제 첫 경기였던 선덜랜드전에서 토트넘은 0-1로 패했다. 반등의 신호탄이 필요했던 순간이었지만, 오히려 위기감만 더 커졌다. 통계 매체 ‘옵타’가 토트넘의 강등 확률을 49.5%로 제시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이제 브라이튼전 승리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데 제르비 감독도 현실을 모를 리 없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나는 매주 선수들을 더 잘 알아가야 한다. 훨씬 더 좋아지고 있다”라면서도 “우리는 잃을 시간이 없다. 이번 시즌 우리가 가진 문제들을 이해할 시간이 아니라, 오직 다음 경기에 집중하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전달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분석보다 실행, 진단보다 반등이 먼저라는 의미다.
흥미로운 건 데 제르비 감독이 꺼낸 해법이다. 그는 전술보다 분위기와 관계를 먼저 언급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내 축구 철학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동시에 좋은 분위기와 선수들과의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지금 토트넘은 선수들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사이의 정신과 관계, 그리고 선수들이 구단에 쏟는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금 토트넘에 가장 부족한 것이 조직의 결속이라고 본 셈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최근 선수단과 저녁 식사 자리도 마련했다. 단순한 이벤트는 아니다. 팀을 다시 묶기 위한 시도다. 데 제르비 감독은 “저녁을 먹었다고 이길지는 모르겠지만 음식은 훌륭했고 아주 잘 먹었다”라며 “우리가 이긴다면 매주 한 번씩 저녁을 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농담 섞인 말을 남겼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함께 먹고, 함께 웃고, 함께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끝까지 사람을 이야기했다. “나는 인간관계와 정신, 선수들의 영혼을 믿는다”라고 말한 데 제르비 감독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서로를 돕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두를 밀어붙이며, 우리의 매우 큰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큰 목표는 분명하다. 바로 잔류다.
결국 토트넘에 필요한 건 첫 승이다. 데 제르비 감독 역시 “한 경기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 순위 때문만이 아니라, 다시 승리의 기분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강등권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전술 수정이 아니다. 무너진 팀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일이다. 데 제르비 감독은 지금 그 가장 어려운 작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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