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중국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중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덴마크에서 열리는 2026 우버컵 타이틀 방어를 노리고 있지만, 정작 현지가 가장 경계하는 상대는 일본도, 태국도 아닌 한국이었다.
중국 '베이징청년보' 21일(한국시간) “중국 여자 대표팀의 최대 위협은 한국”이라고 못 박았다.
2026 토마스·우버컵은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리며, 우버컵 조편성상 중국은 A조, 한국은 D조에 들어 서로 결승 전까지는 만나지 않는다. 중국 안팎에서 “정상적으로 가면 결국 한중 결승”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매체들의 예상도 이유가 있었다. 지금 여자 단체전에서 종합 전력으로 중국과 맞설 수 있는 팀은 한국뿐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왕즈이, 천위페이, 한웨를 앞세워 두꺼운 단식층을 갖췄지만, 한국 역시 안세영이라는 절대 에이스를 보유한 데다 최근에는 다른 자원의 성장세까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이 한국을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보는 건 괜한 엄살이 아니다.
무엇보다 안세영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안세영은 지난 12일 중국 닝보에서 열린 배드민턴 아시아선수권 여자단식 결승에서 왕즈이를 2-1로 꺾고 생애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안세영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을 모두 품으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안방에서 왕즈이를 꺾고 정점에 선 선수가, 불과 열흘 만에 단체전 최대 경쟁자로 다시 등장하는 셈이다. ‘안세영만 막으면 된다’는 단순한 계산이 더 위험해진 이유다.
더 무서운 건 이제 한국이 안세영 원맨팀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은 지난 2월 아시아단체선수권 결승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하고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안세영이 첫 단식을 잡았고, 백하나-김혜정이 복식에서 승리를 더했으며, 김가은이 마지막 점수를 채웠다.
중국 현지 보도가 최근 심유진의 성장까지 따로 짚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즉 한국은 안세영이 선봉을 맡고, 복식이 버티며, 나머지 단식 카드까지 살아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단체전에 유독 강한 한국 특유의 흐름까지 감안하면 중국으로선 한 포인트도 허투루 계산할 수 없다.
실제로 이번 우버컵 조편성만 봐도 한국의 결승행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은 태국, 불가리아, 스페인과 함께 D조에 편성됐고, 중국은 인도, 덴마크, 우크라이나와 A조에 묶였다. 객관적 전력상 두 팀 모두 조 1위 통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다.
결국 토너먼트에서 변수만 줄이면,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대로 우버컵 결승에서 다시 한 번 한중전이 성사될 공산이 크다.
결국 중국의 경계는 안세영 개인에게서 시작해 한국 전체로 번지고 있다. 안세영은 올해 1월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을 연달아 제패했고, 3월 전영오픈에서는 왕즈이에 막혀 주춤했지만, 4월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다시 정상을 확인했다. 흐름이 꺾인 게 아니라 더 단단해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안세영을 앞세운 한국 여자대표팀은 이미 2월 중국을 단체전에서 3-0으로 눌러본 경험이 있다. 중국이 “최대 위협은 한국”이라고 인정한 건 자존심이 상할지 몰라도, 적어도 현실과는 가장 가까운 평가다. 덴마크에서 우버컵을 둘러싼 가장 뜨거운 구도는 이미 정해졌다. 중국의 타이틀 방어냐, 안세영을 앞세운 한국의 정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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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아시아배드민턴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