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우충원 기자] 감독은 감쌌고 선수는 눈물로 책임을 짊어졌다. 부천FC1995 카즈의 하루는 그렇게 무겁게 끝났다.
부천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FC서울에 0-3으로 패했다.
2007년 창단 이후 서울과 첫 리그 맞대결에서도 패배를 기록했고 2016년 FA컵에서의 0-1 패배 역시 설욕하지 못했다.
경기 흐름의 중심에는 카즈가 있었다. 이영민 감독이 경기 전 “카즈의 활동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을 만큼 중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번의 장면이 경기 전체를 흔들었다.
전반 31분 카즈의 핸드볼 파울 선언되며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이는 선제 실점으로 이어졌다. 시야가 가린 상황에서 피하지 못한 불운한 장면이었지만 결과는 냉정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 방향을 바꾸려던 순간 미끄러졌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서울이 추가 골을 터뜨렸다. 연속된 실점 장면 모두 카즈와 연결됐다.
실점 직후 카즈는 고개를 숙였다. 동료들의 위로 속에서도 표정은 굳어 있었고 결국 전반 종료 후 교체됐다. 하지만 이는 질책이 아니었다. 이영민 감독은 경기 후 “선수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경기였다”며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어 보호 차원에서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력으로 실수할 선수는 아니다”라고 신뢰를 분명히 했다.
카즈의 가치는 이미 팀이 알고 있다. 2023년 합류 이후 중원의 균형을 책임지며 매 시즌 30경기 이상 출전했다. 지난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포함 39경기를 소화하며 구단 역사상 첫 승격을 이끈 핵심 자원이었다.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팀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온 선수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경기가 끝난 뒤 카즈는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클럽 관계자 모두가 오늘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해 주셨는데 제 두 번의 실수로 경기를 망쳐버렸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오늘의 책임을 깊이 반성하고 반드시 그라운드에서 만회하겠다”고 적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경기 후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만큼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동이었다. 구단 관계자 역시 “카즈의 프로 의식과 태도는 뛰어나다. 이런 어려움도 충분히 이겨낼 선수”라고 평가했다.
실수는 경기의 일부다. 하지만 그 이후의 태도가 선수를 만든다. 카즈는 무너진 하루 속에서도 도망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시작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