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림, 단단하고 강한 팀이죠" 기대주에서 에이스로,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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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6년 4월 23일, 오전 12:05

(MHN 남양주, 권수연 기자) 기대주로 프로당구에 발을 디뎠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 빡빡한 스케줄의 간격을 넘나들며 다사다난한 첫 시즌을 보냈다.

'김가영 키즈'로 불리며 당구판에 입성한 박정현(하림)은 지난 2025-26시즌을 앞두고 LPBA 전향을 선언했다.

2004년생인 그는 스무살 나이에 연맹 시절 '철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를 꺾은 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이후 아마추어 여자 3쿠션 랭킹 2위의 상위권 성적을 기록한 후 지난해 PBA로 건너왔다. 신생팀 하림은 그를 데려왔고 곧 6세트(여자 단식)를 책임지는 주축으로도 자리잡았다. 

직전 시즌 박정현이 기록한 개인전 성적은 8강 두 번, 16강 세 번이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의 적응기임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차고 넘치는 성적표다. 

지난 21일 남양주시 훈련장에서 MHN과 만난 박정현은 지난 한 시즌을 무사히 보낸 소감에 대해 "(시즌) 초창기에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었는데, 그 뒤로 팀리그도 치르고 개인 투어도 점차 진행되면서 부담감이 생겼고 성적을 못 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었다"며 "테이블 적응이 그때부터 헷갈리기 시작했다. 편하게 쳤을 때는 걱정이 없었는데 갈수록 조바심이 들었다. 그렇게 적응기로 한 시즌을 마무리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하 LPBA 박정현 일문일답

- 처음 입문했을 때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적응이 훨씬 빠른 것 같다. 훈련 방식이나 기타 부분에 변화를 준 부분도 있나? 25-26시즌 기록한 성적이 8강 두 번, 16강 세 번이다.
2차 투어까지는 예선 탈락을 했고, 3차 때 8강을 갔다. 그런데 그때는 정말 마음 편하게 했다. 아직 생초보라서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첫 시즌이고 처음부터 금방 잘할 선수도 없으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 마음 편히 하자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성적이 더 잘 나온 것 같다. 훈련 패턴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대신 운동량을 늘렸다.

- 프로에 갓 발을 디딘 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반대로 장점이라고 느낀 점은?
처음에 방송 카메라나 그런 부분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다만 경기 후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이 부담이었다. ‘박정현이 탈락했다’ 혹은 ‘어떻게 이겼다’ 같은 내용들이다. 잘 치든 못 치든 미디어의 주목도가 높아졌고, 그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지금은 테이블 적응만 잘하면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부분이 생각보다 어렵다. 팀리그 테이블과 개인 투어 테이블이 다른 것도 영향을 준다. 팀리그는 괜찮은데, 개인전은 적응이 많이 필요하다. 

장점으로는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관중들과 카메라가 주변에 많아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에 집중해서 임할 수 있게 됐다.

하림 박정현
하림 박정현

- 팀리그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당구를 팀으로 한다는 개념은 익숙하지만, 이렇게 축구, 야구, 배구, 농구처럼 구단별 정규리그를 운영하는 방식은 당구판에서는 사실 독특하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팀 멤버들이 워낙 좋아서 힘든 점은 없었다. 팀리그를 하기 전에 다른 선배들이나 주변에서는 모두 힘들 거라고 했었다. 각자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또 성격 차이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팀은 다들 성격이 좋아서 문제는 없었다. 

(응우옌) 프엉린이나 (김)영원이를 빼면 팀원들 모두 팀리그가 처음이지만 평소에도 알던 선수들이라 금방 적응하고 친해졌다. 함께 식사하고 카페에 가고, 경기 전 미팅과 산책을 하면서 팀워크를 키웠다. 베트남 선수들은 비시즌에 출국하지만, 국내 선수들끼리는 계속 모여 시합이나 식사 자리를 가지며 친목을 다진다.

- 본인이 생각하기에 ‘하림’은 어떤 팀인가?
젊지만 강한 느낌이다. 시합 중에는 결속력이 단단하고, 시합이 끝나면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팀이다. 시합 전에는 웃고 떠들다가도 집중할 때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로 멋지다.

- 프로로 전향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최근 제주도에서 치른 월드챔피언십 예선 3라운드에서 강지은(SK렌터카) 선수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제가 2-0으로 앞서다가 2-1이 됐고, 4세트에서는 내가 10-9로 앞서 있었다. 1점만 치면 이기는 상황이었는데,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놓쳤다. 그 공을 놓치고 마지막 세트로 넘어가면서 졌다. 프로에 와서 개인전 끝나고 처음으로 울었던 경기다. 어려운 공도 아니고 가장 자신 있는 공이었는데 실수해서 졌다는 점에서 자책도 많이 했다. 지은 언니는 진짜로 멘탈이 손꼽히게 강한 선수같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취미가 색칠하기와 미니어처라고 들었다.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는지. 또 다른 취미나 좋아하는 음식, 즐기는 스포츠가 있나?
색칠하기도 계속 하고 있고, 레고처럼 뭔가를 조립해서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만드는 것을 즐긴다. 물론 사람들을 만나 노는 것도 좋아한다. 다만 다른 스포츠는 딱히 즐기는 것은 없다.

- 대외적으로는 김가영 선수가 스승으로 알려져 있지만, 프로당구에서는 특정 스승을 고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누구에게 배우고 있나?
김가영 선수는 포켓볼 스승님이다. 오히려 3쿠션은 김병호(하나카드) 선수께 3년 정도 배웠다. 저를 딸처럼 대해 주시는 좋은 분이다. 제주도 대회를 하기 전에 공이 잘 맞지 않아 감을 잃은 상태였는데, 그때 병호쌤을 찾아갔다. 그때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고 오히려 옛날 영상을 보면 예전의 내가 더 잘 치는 것 같더라. 그때 병호쌤한테 예전처럼 잘 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도움을 많이 받고 시합에 들어갔다. 요즘은 가끔 (김)준태 오빠에게도 배우고 있다.

- 2026-27시즌은 일정이 조금 앞당겨졌다.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나?
운동을 병행하면서 자세를 더 안정적으로 잡으려고 하고 있다. 기본기를 단단히 하기 위해 스트로크 연습 위주로 하고 있다. 시합에서는 긴장 상황이 많아 심장이 떨리면서 스트로크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기본기에 집중하고 있다.

- 이제 프로 2시즌 차를 맞는다. 어떤 선수로 발전하고 싶나?
꾸준히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결승에 최소 한 번은 가보고 싶고, 우승까지 하면 더 좋겠다. 적어도 8강 이상에는 자주 오르고 싶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를 전달하자면.
응원해 주신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계속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 감사합니다!

 

사진=ⓒMHN 권수연 기자,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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