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무득점 5연패 악몽 탈출→4년 만에 FA컵 결승…맨시티와 격돌

스포츠

OSEN,

2026년 4월 27일, 오전 08:11

[OSEN=이인환 기자] 끝없는 추락처럼 보였던 첼시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리그에서는 무너졌지만, 웸블리에서는 살아났다.

첼시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FA컵 준결승전에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첼시는 2021-2022시즌 이후 4년 만에 FA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결승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다.

단순한 결승 진출이 아니었다. 첼시에는 반드시 필요했던 생존의 승리였다. 리즈전을 앞둔 첼시의 분위기는 최악에 가까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5연패에 빠졌고, 그 기간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무득점 5연패. 첼시가 이런 굴욕적인 기록을 남긴 건 1912년 이후 무려 114년 만이었다.

결국 구단은 칼을 꺼냈다. 리암 로세니어 감독을 경질했고, 칼럼 맥팔레인 임시 감독 체제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흔들리는 팀을 수습해야 하는 상황. 상대는 챔피언십 강호 리즈였고, 무대는 웸블리였다. 첼시 입장에서는 더 무너질 수도, 다시 살아날 수도 있는 갈림길이었다.

해답은 엔조 페르난데스였다. 전반 23분 첼시가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네투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르난데스가 머리로 마무리했다. 첼시가 그토록 갈망하던 득점이었다. 5경기 연속 무득점의 침묵이 깨진 순간, 첼시 선수들의 표정도 달라졌다.

이후 첼시는 추가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화려한 대승은 아니었다. 압도적인 경기력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첼시에 필요한 것은 내용보다 결과였다. 길었던 무득점, 연패, 감독 경질의 혼란 속에서 일단 승리를 가져왔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맥팔레인 임시 감독도 의미를 부여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우리가 겪고 있던 흐름과 분위기를 끊는 게 중요했다. 오늘 그걸 해낼 수 있다고 확신했고, 실제로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이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앞으로 남은 5경기를 잘 치러낼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팀을 맡은 임시 감독에게도, 무너졌던 선수단에게도 리즈전 승리는 단순한 컵대회 승리 이상의 의미였다.

물론 첼시의 문제가 한 경기로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리그 부진은 여전히 무겁다. 공격력 문제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웸블리에서 첼시는 다시 골을 넣었고, 다시 이겼고, 다시 결승에 올랐다.

이제 상대는 맨체스터 시티다. 최근 첼시의 흐름과 전력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결승이다. 그러나 FA컵은 다르다. 첼시는 이미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리즈를 잡고 결승까지 올라왔다. 무득점 5연패, 114년 만의 굴욕, 감독 경질이라는 악재를 뚫고 만든 기회다.

첼시는 아직 완전히 살아난 게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가장 어두운 터널에서는 빠져나왔다. 침묵을 깬 한 골, 그리고 4년 만의 FA컵 결승. 추락하던 첼시가 다시 싸울 명분을 얻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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